“계속기업가치 높은 동아탱커 회생시켜야” 해운업계 한목소리
18만 DWT(재화중량톤수)급 벌크선인 ‘동아 에오스호’. 동아탱커 홈페이지 캡처
부산 최대 해운업체인 동아탱커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지역 해운업계에 찬바람이 분다.
특히 현 정부가 ‘해운재건’을 기치로 내걸고, 부산에 지역구를 둔 정치인인 김영춘 의원을 해양수산부 초대 장관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업계의 실망감은 더 확연하게 느껴진다.
청산가치보다 5배 이상 높아
파산 땐 지역 360개사 타격
금융기관 선박회수조치에 ‘발목’
“상환기간만 변경돼도 회생 가능”
업계 관계자는 “김영춘 전 장관이 무려 1년 9개월 동안이나 직을 유지하며 최장수 해수부장관으로 기록됐지만 남은 것은 지역 대표 해운업쳬의 법정관리 신청”이라며 “해운재건이 말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지역 해운업계에선 ‘토박이’ 업체인 동아탱커를 회생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동아탱커는 1968년 설립된 동아유조를 전신으로 하는 전통 깊은 선사로, 탱커와 벌크선, 자동차운반선 등 18척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아탱커는 보유선대 기준 부산의 최대 선사이며 거래업체도 360여 곳에 달한다”며 “파산할 경우 중소 협력업체들에까지 타격을 미쳐 다수 협력업체들이 연쇄 도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청산가치보다 계속기업가치도 높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청산가치를 약 713억 원으로 산정하면서 계속기업가치를 3980억 원으로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업계에선 자율구조조정 지원프로그램(ARS)을 통해 동아탱커가 BBCHP 방식으로 구매한 자동차운반선 3척의 상환기간만 변경되어도 충분히 회생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BBCHP란 용선기간이 끝난 후에는 용선자가 선박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조건으로 체결된 나용선계약을 의미한다. 동아탱커는 BBCHP 방식의 글라우코스호 등 자동차운반선을 현대글로비스에 용선한 상태이며, 용선계약을 1년 등 단기에서 최근 17년으로 일괄 변경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동아탱커는 용선료 수입으로 금융부채들을 변제하면서 정상 운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금융기관이다. 지역 해운업계에선 동아탱커가 2018년 10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도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된 것에 대해 이들 기관 탓이 일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다 금융기관들은 동아탱커가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았음에도 BBCHP 선박에 대해 반선을 요구하고 대체선사를 지정하겠다고 통보해 논란을 불러 일으킨다.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진 이 조치에 대해 업계에선 회생절차에 들어간 선사의 선박 회수조치는 선사의 회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동아탱커는 2009년 이후 계속된 해운 불황에다 리보금리(런던은행 간 금리) 급등, 삼선로직스와 STX팬오션 등 연관 업체의 회생절차 등으로 인해 3000억 원이 넘는 연쇄 피해를 입으면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