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금호그룹, 에어부산 매각하나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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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신문로 1가 금호아시아나 본관. 부산일보DB 서울 종로구 신문로 1가 금호아시아나 본관. 부산일보DB

자금난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정상화를 위해 자회사 매각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자회사 중 가장 가치가 높은 에어부산이 매각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에 따라 지역 상공계에서는 매각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지역에서 펀드를 조성해서라도 인수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등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 측이 자회사 매각 등에도 불구하고 3년 내 회사가 정상궤도에 올라서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 자체를 매각해도 좋다는 내용의 ‘초강수’ 자구계획을 제출했다고 10일 밝혔다.

금호, 산업은행에 자구안 제출

‘자회사 매각해 지원자금 상환’

채권단에 5000억 원 지원 요청

지역 상공계, 사태 추이 촉각

“매각 땐 지역이 인수 나서야”

그룹은 자구계획에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 그룹사 자산 매각 통한 지원자금 상환’을 제시하고 이를 대가로 채권단에 5000억 원의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단에 낸 자구계획에는 아시아나 자회사라고 명기돼 있고 구체적으로 어떤 자회사가 될 것인지는 추후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금호아시아나가 제출한 자구계획을 검토하기 위해 채권단 회의를 열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자회사로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에어포트 등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에어부산은 지난해 206억 원의 영업이익과 20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낼 정도로 외형으로나 수익성으로나 가장 가치가 큰 회사다.

아시아나는 올해 갚아야 할 부채만 1조 7000억 원(한화투자증권 분석)에 이르러 대주주로서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2000억~2500억 원으로 평가되는 에어부산 지분의 매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아시아나는 현재 에어부산 지분 44.17%를 가지고 있다. 반면 지난해 말 에어부산의 기업공개 이전 부산시와 부산지역 상공계의 지분은 52%에 달했다. 에어부산은 사실상 경영방침 자체를 지역상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어부산 한태근 사장은 “에어부산은 자생능력이 있고 ‘알짜기업’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 그룹의 입장을 더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라 관련된 언급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지역 상공계는 에어부산의 매각이 현실화될지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면서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인수 과정은 수익성이 아닌 지역 기여도가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8년 에어부산 출범 당시 금호아시아나가 지역상생에 대한 투자협약서를 체결하고 최대주주로 참여했다. 에어부산의 매각이 현실화되더라도 사모펀드 등 이익실현만을 위한 인수자가 나타나선 안 된다”고 밝혔다. 에어부산 출범 당시 산파역을 담당했던 신정택 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세운철강 회장)은 “아직 지켜봐야 할 상황이지만 매각작업이 진행된다면 지역에서 펀드를 조성해서라도 지역 항공사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덕준·서준녕 기자 casiopea@busan.com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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