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원도심 지반 꺼질 때, 지하수위 최대 6배까지 낮아졌다
이용식 양산시의회 의원이 올해초부터 지반침하 등으로 양산시 제2청사 창고동의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하부에 균열이 생기면서 통행이 전면 금지된 곳을 가리키고 있다.
속보=경남 양산시 원도심인 북부동 일부 지역의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일부 아파트와 상가, 공공청사 등의 건물에 금이 가고 틈이 생기는가 하면 일부 건물은 기울어져 시민 불안감이 가중(본보 지난 3일 자 1면 등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북부동 외곽에 설치된 지하수 측정망의 수위가 평소보다 최대 6배가량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관측망 부근 지역의 지반침하와 지하수위 변동이 어떤 연관이 있을지 관련 기관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부동 평소 수위 1.9~3.5m
지난해 11월부터 떨어지더니
지난달 12.57m 최저점 기록
주민 “침하 심해진 기간과 비슷”
전문가 “침하·수위 연관 가능성”
양산시 대책 학술용역비 등 승인
15일 양산시와 국가 지하수 정보센터에 등록된 양산 북부동 보조 지하수 관측망 자료에 따르면 북부동 소재 양산종합운동장의 지하수위(지표면을 기준으로 한 지하수면의 높이)는 평소 1.9~3.5m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북부동 보조 지하수 관측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 5일 오후 8시 이곳의 지하수위는 4m(4.27m)까지 내려간 뒤 다음 날인 6일 오전 7시엔 5m(5.09m)로 낮아졌다.
같은 달 19일 오후 3시에는 6m(6.06m)까지 떨어졌다. 이후 지하수위는 12월 28일까지 4~6m 중반대까지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다 같은 달 29일 오후 2시 7.04m로 더 떨어졌고, 올해 1월 9일에는 급기야 8m(8.04m)를 기록했다.
지하수위는 점점 떨어져 1월 18일 정오(12시)에는 9.04m로 낮아졌고, 2월 19일 오전 10시에는 10.4m를 기록했다. 지난달 4일 오전 10시에는 11.02m, 이달 11일 오전 4시에는 12m(12.12m)로 더 낮아진 뒤 같은 날 정오(12시) 12.57m로 떨어져 최저점을 찍었다.
이후 지하수위가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해 15일 오후 2시 현재 8.57m를 기록 중이다.
문제는 이곳의 지하수위가 지난해 11월 17일부터 최근까지 최대 6배나 낮아졌다는 것이다.
반면 국가 지하수 정보센터에 등록된 북부동 인근의 어곡동이나 남부동, 상북면, 물금읍에 설치된 보조 지하수관측망의 경우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확연한 대조를 보였다.
특히 지반침하가 발생한 북부동 일부 주민들이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지반침하가 갑자기 심해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볼 때 이 기간에 낮아진 지하수위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임종철 부산대 건설융합학부 토목공학 전공 교수는 “북부동 지역의 토질은 모래와 점토, 자갈층으로 구성된 하상 퇴적토”라며 “하상 퇴적토의 경우 지하수위가 떨어지면 흙 입자가 무거워지면서 지반침하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또 “북부동 지하수위가 낮아졌다면 지반침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양산종합운동장에 설치된 보조지하수관측망은 대수층(지하 25~30m)에 위치해 피압지하수 수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북부동 지역 지하수위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확한 지반침하 원인은 정밀안전진단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산시는 15일 재난관리기금운용심의위원회를 열어 북부동 지역 도로침하 원인과 보강대책 학술용역비 4억 5000만 원을 승인했다. 시는 또 지반침하로 인해 건물에 균열과 틈이 발생한 시 2청사와 양산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시청소년회관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용역비 4600만 원과 3500만 원, 2200만 원도 각각 승인했다.
시는 이달 중에 지반침하가 발생한 북부동 일대 등과 공공청사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글·사진=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