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턱없이 비싼 민자도로 통행료 인하 외엔 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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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의 민자도로가 국비로 지은 도로보다 통행료가 비싸지만, 안전이나 편의 시설 같은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거가대교의 경우 통행료가 도로공사 관리 도로보다 무려 9.09배나 높았고, 경남 창원의 마창대교도 3.13배에 달했다고 한다. 부산과 연결되는 민자고속도로도 대구~부산 2.33배, 부산~울산 1.18배로 집계돼 비싸기는 마찬가지였다. 부산 시내 유료도로의 경우 을숙도대교·부산항대교 1.56배, 수정산터널 1.25배, 백양터널 1.13배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국토교통부의 ‘민자도로 운영관리 등에 관한 기준 및 평가 방안 마련 연구’ 보고서는 민자도로 통행료가 시민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광안대로(0.91배)를 제외하고는 민자도로 통행료가 도로공사 관리 도로보다 비싼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은 이달에 개통된 천마산터널을 비롯하여 모두 8곳의 유료도로가 운영 중이어서 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나아가 만덕~센텀 대심도터널, 사상~해운대 대심도터널도 각각 계획 중이어서 ‘부산=유료도로 천국’이라는 말이 이제는 나올 판이다.

부산 시민에게는 민자도로 통행료 인하가 발등의 불이 아닐 수 없다. 거가대교, 을숙도대교, 산성터널, 천마산터널, 부산항대교, 광안대교, 백양터널, 수정산터널 등 전국에서 유료도로가 가장 많은 도시인 부산을 한 바퀴 돌려면 상당한 통행료 부담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불합리한 협약으로 유료도로가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지 오래다. 시민은 비싼 통행료를 물고, 부산시는 막대한 재정지원금을 쏟아붓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유료도로가 부산의 고질이자 대표적인 적폐로까지 부상할 지경이다.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이 나서 유료도로 통행료 인하를 적극적으로 끌어내야 한다. 특히 2017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유료도로법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민자도로 공공성 강화의 길이 활짝 열린 상황이다. 통행량 및 통행료 수입이 협약대비 70%에 미달하거나 교통 여건이 현저히 변경될 경우 민자도로 사업자와의 실시협약을 변경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민자도로에 대한 국회의 감독권한도 강화된 만큼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역민들의 통행료 부담을 줄이는 데 앞장서야 한다. 유로도로법 개정의 취지를 살려 턱없이 비싼 통행료 인하에 힘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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