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재개발 중점 추진과제 확정] 북항 누비는 트램, 접근성 살리고 훼손 논란 비켜간 ‘묘수’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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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항재개발 1단계 사업 부지. 2008년 시작돼 공정률이 현재 45%에 불과하지만 북항통합개발추진단이 3년 내 준공을 위해 막판 피치를 올리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북항재개발 1단계 사업 부지. 2008년 시작돼 공정률이 현재 45%에 불과하지만 북항통합개발추진단이 3년 내 준공을 위해 막판 피치를 올리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국토교통부, 부산시, 코레일,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 부산항만공사(BPA), 부산도시공사 등 정부 부처와 지자체, 공기업 파견자 15명으로 지난 3월 6일 출범한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이 중점 추진과제 10개를 선정했다. 이 과제를 보면 약 3년 남은 북항재개발 1단계 기반시설 완공 목표를 단순히 달성하는 것을 넘어 실제 재개발지역을 조기에 활성화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난다.

1호선 중앙역~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연결

총 2.1㎞ 트램 노선 대중교통 연계 용이

재개발지 내 관통도로 기존 대청로 연결

막대한 예산 절감·문화 유산 보존 효과

부산역 보행덱 화재대책 보완해 확장

마리나 항만 부활·크루즈 터미널 건립도

■거점 인프라 구축 속도

가장 관심을 모은 재개발지역 내 트램 계획은 조기 활성화의 관건이라 할 접근성 개선에 획기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2016년 5월 부산시 장기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C-베이~파크선은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에서 북항재개발지역을 지나 2호선 문현역과 1호선·국철 부전역을 거쳐 부산시민공원을 연결하는 9.1㎞ 트램 노선이다. 2030년까지 1단계로 중앙역~문현역 구간, 2038년까지 전 구간 완공을 목표로 했었다. 2017년 6월 국토교통부 승인까지 받아 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됐지만 지난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선 빠져 1단계 개통도 2030년 이후에나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중앙역~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2.1㎞ 구간만 2022년까지 우선 건설하겠다는 북항통합개발추진단 계획이 법정 계획에 포함되면 도시철도를 비롯한 대중교통으로 재개발지역 내부로 접근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또 1부두 주변 매립을 최소화하면서 재개발지역 내부 관통도로를 기존 대청로와 연결하는 방안을 찾은 것도 의미가 크다. 부산본부세관과 출입국관리사무소, 국립부산검역소 등을 그대로 존치시키면서 천문학적인 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됐고, 매립을 최소화하면서 환경과 문화 유산 훼손 논란도 피했다.

세관이 존치되면서 과거 충장로 확장으로 철거한 옛 세관을 복원하는 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부산본부세관은 자체 예산 40억 원 가량을 확보해 옛 세관 복원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전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추진이 더뎠다. 세관을 존치하기로 함에 따라 현 연안여객선터미널 주변이 원도심 역사문화관광벨트의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추진단이 국립해양박물관 제안을 받아들여 터미널 주변 부지에 부산항역사관을 짓고, 복원한 옛 세관, 영화박물관 등이 들어서면 개항 도시 부산의 과거와 현재, 문화와 경제가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막힌 것 뚫고 얽힌 매듭 풀기

추진단은 해양문화지구 내 랜드마크 부지에 어떤 시설이 들어와야 하는지를 두고 여러 의견이 백가쟁명식으로 제기되면서 사업 추진이 지연되는데 대해 올해 안으로 부산시, BPA와 함께 개발 콘셉트를 마련하고 내년 국제 공모를 추진하기로 했다. BPA는 최근 발족한 자문위원단을 통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 중이다.

추진단은 또 부산역 2층에서 북항재개발지역으로 향하는 보행덱 출구에 40m 폭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상가를 철거해 유동인구 동선을 원활히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철도시설공단은 상가를 그대로 두고 60m 폭 보행덱 중 좌우 10m씩만 통행로로 개방한다는 입장이다. 또 공단은 상가와 연결된 가운데 40m 출구 일부는 화재 안전 대책 때문에 지붕을 덮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추진단은 화재 대책을 확보하면서도 덱 지붕 전체를 덮는 방법이 있을 것으로 보고 철도시설공단과 협의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 부산역 보행덱 연결 거점인 환승센터는 아직 착공하지 않은 상태다. 자칫 보행덱이 반쪽 기능으로 전락할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추진단은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등을 상대로 전방위 투자 유치를 지원해 조속히 착공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옛 2부두에 조성되는 마리나 항만도 초기 투자비 부담과 높은 임대료 때문에 2차례 유찰돼 애를 먹고 있는데 추진단은 국제 공모를 통해 시행자를 선정해 실시설계에 사업자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또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일부 선석을 사용하는 크루즈선 승객이 임시터미널을 사용하며 불편을 겪고 부산항에 대한 인상마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대합실과 출입국장, 상업시설 등을 제대로 갖춘 크루즈터미널 건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추진단은 남항과 북항을 연결하는 수변 보행길을 조성해 시민들이 쇼핑·관광과 함께 친수 공간을 거닐며 여가를 즐길 수 있게 하고, 마리나 국제대회나 부산항 글로벌 축제를 열어 해양 문화관광 콘텐츠로 키워 나간다는 목표도 밝혔다.

북항통합개발추진단 정성기 단장은 “총사업비 재원을 최대한 초창기에 집중 투자해 민간 사업자들도 상부시설 건립에 속도를 내도록 유도할 생각”이라며 “시민과 관광객들이 활기 넘치는 북항재개발지역을 즐기면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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