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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명섭 선임기자 kms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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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치료, 의사의 처방 지시를 잘 따르느냐가 관건”

최배정 진료과장이 환자와 치료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있다. 가나병원 제공 최배정 진료과장이 환자와 치료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있다. 가나병원 제공

최근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범죄 사건의 범인이 조현병 환자로 알려지면서 조현병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정신질환 중 하나인 조현병은 사실 상당히 흔한 질환이다. 통계적으로 약 1%의 평생 유병률을 보이며, 대개 25세 전후 발병한다.

수치상으로 우리나라 인구 5천100여만 명 중 최소한 50만여 명 정도가 조현병을 앓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중 많은 사람은 다양한 약물 및 정신사회적 치료를 받으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은 음성 증상이 유지되고 인지 증상이 위축돼 사회적 기능저하도 계속되는 만성적 진행을 보인다. 만성적 진행은 조현병 자체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임의로 조절하는 것과 같이 의료진이 제시한 치료법을 따르지 않는 점도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저명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처음 퇴원한 조현병 환자의 40%만이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물을 충실하게 복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의사의 처방 지시를 얼마나 잘 따르느냐는 치료충실도는 환자 회복의 중요한 관건으로 여겨진다.

정신질환을 앓게 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질환 사실을 부정하기보다는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극복하려는 자세가 앞으로 긍정적 치료효과를 얻는 데 중요하다. 무엇보다 치료 이전에 본인이 병에 잘 대처해야겠다는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며, 실제 치료를 하면서 증상 조절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도 증상이 악화돼 괴로움을 느끼거나 타인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면 입원치료를 해야 한다.

입원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있거나, 외래 치료만으로는 증상 조절이 힘들 경우엔 증상 개선에 어려움이 뒤따른다. 입원 치료 후에도 질환에 대한 인식과 치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부정적 느낌과 낙인을 갖고 있다면 이 역시 치료가 어렵다. 대인관계와 스트레스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도 마찬가지이다.

가나병원 최배정 진료과장은 “정신질환 환자의 치료충실도를 높여 조기에 증상을 발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낮병동 마실로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며 “이 프로그램은 치료가 어려운 환자의 협조를 얻기 위해 무엇보다 재활의지를 고취시키고 질병 인식에 따른 증상조절 능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구성은 참여하는 환자들이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설계한다. 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하루 동안의 생활을 이야기하면서 치료계획을 논의하기도 한다. 특히 매주 금요일마다 이뤄지는 야외 문화체험 프로그램은 정서적 안정과 회원 간 연대감으로 각자의 역할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최 과장은 “병동 생활 중 자존감을 높이면서 재활의지와 치료충실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곽명섭 선임기자


곽명섭 선임기자 kms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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