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주정차에 꽉 막힌 ‘깡깡이 마을’ 관광
13일 오후 부산 영도구 대평동 깡깡이 마을로 진입하는 도로변에 불법주정차 된 차량들.
지난 13일 오후 3시 부산 영도구 대평동 인근 깡깡이마을 입구 도로. 난데없는 경적 소리에 행인들이 인상을 찌푸렸다. 주위 선박 수리소의 트럭들과 관광객 차량, 여기다 불법 주차된 10대 이상의 차량이 한데 엉켜 울려 대는 경적 소리 때문이었다. 인근 수리조선소에서 나오는 차량들이 아슬아슬하게 불법주정차 차량을 비켜 가려 하자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관광객이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깡깡이마을을 찾은 관광객 이 모(24) 씨는 “불법 주정차 차량들 때문에 깡깡이마을 진입하는 길이 맞나 헷갈릴 정도였다”며 “기분 좋게 관광하려 왔다가 차 피하느라 에너지를 다 낭비했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성 도시재생 사업 활발
최근 전국구 핫플레이스 부상
한 달 평균 1000명 가까이 방문
마을 초입 불법 주정차 차량 엉켜
관광객들 교통사고 위험 노출
영도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깡깡이마을이 불법 주차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깡깡이 유람선 출항 시작 등으로 마을 관광 수요는 늘고 있지만 보행을 방해하는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관광객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구청 측은 주말 단속반까지 꾸려 집중 단속에 나설 예정이지만 근본적으로 주차장 인프라가 부족해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영도구 대평동 깡깡이마을은 곳곳에 근대역사유적과 조선산업 시설이 남아 있어 이를 활용한 문화예술형 도시재생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얼마 전 방송인 유재석이 진행하는 tvN ‘유퀴즈온더블럭’에 소개될 만큼 부산에서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다.
상습적인 불법 주정차에도 영도구청은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 영도문화도시사업단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한 달 평균 982명이 깡깡이마을을 방문했다. 하지만 대평동 인근 민·공영주차장 면수는 573면에 불과한 데다 이마저도 조선소 관계자나 인근 주민들이 차지해 관광객들의 주차공간은 사실상 없는 형편이다. 대평동 인근 불법주정차 관련 영도구청 측에 들어오는 민원만 해도 한 달 평균 50건이 넘는다. 영도구청 관계자는 “상시 점검에 나서지만 단속을 100%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깡깡이마을이 관광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관광객들이 걸어다니기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야한다고 지적한다. 깡깡이마을을 둘러보는 ‘오픈팩토리’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여행사 핑크로더 정승민 매니저는 “불법 주정차 단속을 철저히 하고 차도와 인도를 분리해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