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연극제 17일 개막] 한 번쯤, 연극에 빠져 볼 시간
제16회 부산국제연극제(BIPAF, 집행위원장 고인범)가 17일부터 26일까지 부산 해운대·수영구 일원에서 10일간 열린다.
이번 연극제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멕시코 브라질 일본 등 10개국 연극인들이 참여해 각국의 문화를 알린다. 초청 공연 8편(해외 5, 국내 3), 축하 공연 4편(국내외 각 2), 거리극 경연 12편(해외 6,국내 6)등 모두 24편의 작품이 참가한다.
영국·이탈리아 등 10개국 참여
개막작 ‘세 형제’ 폐막작 ‘결혼’
대사 없이 움직임·앙상블 구성
어른 인형극·10분 연극제 눈길
올해 부산국제연극제는 공연 프로그램과 시민 프로그램으로 나눠 진행된다. 개막작인 ‘세 형제’는 브라질 출신 아티스트를 주축으로 프랑스에서 결성된 극단 도자두가 17~19일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내 초연인 이 작품은 사회의 절망과 일상의 우울을 창작의 소재로 삼았다. 극단 도자두는 그동안 50개국에서 1800회 이상 공연을 한 경력을 갖고 있다.
영국 극단 게코 시어터가 25~26일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선보일 폐막작 ‘결혼’은 관계와 계약의 조건에 대해 물음표를 던진다. 게코 시어터는 인간의 복잡성에 대해 꾸준히 천착해온 극단이다. 개막작과 폐막작 모두 대사 없이 오직 배우들의 움직임과 앙상블로 구성된다. 배우와 관객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소통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어른들을 위한 인형극으로 유명한 독일 극단 멀린 퍼팻 시어터는 ‘광대들의 집’(23~25일, KNN 시어터)을 선보인다. 어두운 방 안에서 외로움, 탐욕, 절망 등 현대인 삶에 대한 다섯 가지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펼쳐진다.
한국 극단 보물이 공연할 ‘어느 한 아부지’(18~19일, KNN 시어터)는 진한 가족애를 전한다. 세상 하나뿐인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길을 나서는 소녀의 모험을 그린다. 역시 국내 극단인 앨리스의 ‘어린왕자’(21~22일, KNN 시어터)는 프랑스 소설가 생텍쥐페리의 원작 <어린왕자>를 섬세한 인형 조정과 환상적인 연출로 꾸몄다.
부산국제연극제는 관객이 연극의 객체에서 주체로 변하는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했다. 일반인과 연극 전공 학생들이 각각 팀을 이뤄 참여하는 ‘10분 연극제’가 시선을 끈다. 공연 관람 후 관객과 아티스트 간에 자유로운 대화를 할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도 진행한다. 또 장애인과 함께하는 축제를 위해 ‘어느 한 아부지’ 작품을 배리어 프리 특별공연으로 선정했다.
부산국제연극제 고인범 집행위원장은 “올해 연극제는 ‘축제’라는 테마에 중점을 뒀다”며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제16회 부산국제연극제=17일부터 26일까지 영화의전당·KNN 시어터 등. 관람료 1만~3만 원. 051-802-8003.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