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무인도서 다시 태어난 자연인 권회조 씨의 인생 2막

디지털편성부16 multi@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사진-'나는 자연인이다' 권회조 씨 사진-'나는 자연인이다' 권회조 씨

오늘(22일) 밤 9시 50분 방송되는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는 무인도에서 제2인생을 펼친 자연인 권회조(61) 씨의 이야기를 전한다.


남쪽 땅 끝에서 1시간 남짓 배를 타고 가면 신비의 장막이 걷히듯 섬은 자태를 드러낸다. 대자연 속에서 뛰노는 야생의 소 떼와 시종일관 지저귀는 소쩍새들의 섬. 이곳에 단 한명 뿐인 사람, 자연인 권회조 씨가 있다.

섬에서 나는 풀인 띠와 돌과 흙으로 지은 집에서 원시림이 주는 신비한 약초와 바다가 주는 진귀한 먹거리를 먹고 산 지 5년째, 지독했던 병이 저절로 없어지니 모든 것이 즐겁고, 덤으로 얻은 박쥐고기와 참새고기를 맛보는 순간엔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저녁놀에 가장 반짝이는 바다처럼 가장 빛나는 황혼을 살아가는 자연인. 그의 낙원에서 함께할 시간이 기다려진다.


이곳은 그의 고향 섬이다. ‘이 아름다운 곳에서의 어린 시절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싶지만 실상은 달랐다. 고기 잡고, 산밭을 일구고, 대나무를 베어다가 바구니를 만들어야 그것과 바꿔 쌀을 구할 수 있는 생활. 이 섬에 살던 여섯 가구의 사람들은 그러한 삶을 숙명처럼 여기고 살았다. 하지만 어릴 적 그는 공부하고 싶은 열망이 컸고 가난한 부모님은 아들을 육지 학교에 보내줄 형편이 못 되었다. 그는 스스로 돈을 벌어서 학교에 가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열다섯 살에 섬을 오가는 뱃사람을 상대로 땔나무를 해다가 팔기 시작했다. 그렇게 2년 동안 돈을 모았고 열일곱 살이 되던 해에 이 섬을 떠나 드디어 도시로 나가게 된다.


하지만 도시에서의 삶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섬에서 모은 돈으로 집을 구했고 남은 돈으로 기술학원에 등록했다. 기술을 익혀 취직하고, 일을 하며 학비를 만들려는 계획이었다. 취직은 했지만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해 제품에 적힌 영어를 읽을 수 없던 그는 얼마 못 가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그 후 막노동 일을 전전하다가 허리를 크게 다치고, 극심한 통증으로 걷기에도 힘든 상태였지만 먹고 살아야했기 때문에 공장, 택배, 고깃배, 청소, 음식점, 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들어갔다. 하지만 곧 회사가 부도를 내거나 사고로 몸을 다치게 되는 시련이 거듭됐다. 그렇게 30여년이 흘렀다. 그리고 불행이 절정에 달했을 때 그는 고향으로 향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잠시 쉬어갈 생각이었는데 어느새 집을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고 5년 전, 정착하게 된 것이다.


1970년대 정부 정책으로 사람들은 모두 섬을 떠났고, 남은 소들은 제들끼리 겨울을 보내며 죽기도 하고, 살아남은 소들은 새끼를 쳐서 완전한 야생의 소가 되었다. 자연인은 섬 곳곳에서 샘솟는 약수를 녀석들과 나누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 매일 섬 한 바퀴 돌며 허리 병에 좋은 운동을 하고 후박나무, 골담초 등의 약초를 캐다가 먹었더니 극심했던 통증이 사라졌다. 버려지는 생선 내장을 넣어 던져놓는 통발에는 날마다 돔, 우럭, 낙지, 장어 등의 진귀한 먹거리가 걸려든다. 키우는 고양이의 사냥실력 덕분에 종종 박쥐고기, 참새고기까지 얻게 되니 외딴 섬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 일주일에 한 번씩 허리에 통증 주사를 맞고 매일 우울증 약을 먹던 그는 이제 없다. 돌아온 고향 섬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사는 자연인의 이야기는 오늘 밤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디지털편성부 multi@


디지털편성부16 multi@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