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고 세계수산대학원장 “개도국 수산업 발전 이끌 인재 양성, 국제적 싱크탱크 될 것”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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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유엔 전문기구 본부 설립을 목표로 2017년 개원한 세계수산대학(WFU)이 2년간 자체 시범 사업을 마치고 올해 9월부터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공동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해양수산부, 부산시, 부경대, FAO 사무국이 공동 참여하는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2021년까지 3학기 동안 양식 기술, 수산자원관리, 수산사회과학 분야 석사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정부는 시범사업이 끝나는 오는 2021년 ‘제42차 FAO 총회’에 세계수산대학 설립 의제를 제출할 계획인데, 정식 설립을 위한 ‘8푼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월부터 FAO와 공동 시범사업

국내 첫 유엔 전문기구 본부 목표

정식 설립 위한 ‘8푼 능선’ 넘어서

“국제해사기구(IMO) 소속인 스웨덴 말뫼 세계해사대학(WMU) 졸업생들이 정부와 해운업계에서 전 세계 해운산업을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성공적인 시범사업을 통해 세계수산대학이 부산에 정식 설립되면 국제사회에서 수산 분야 논의를 주도하는 핵심 인재의 산실이 될 것입니다.”

세계수산대학 설립과 운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 이상고 세계수산대학원 원장(부경대 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은 이번 사업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세계수산대학은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국가로서 국제사회에 기여할 방안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해수부와 부산시, 부경대가 힘을 합쳐 프로그램을 만들고 재원을 마련했다. 세계수산대학은 한국이 발전하는데 중추적인 자산이 된 ‘수산’과 ‘교육’, 이 두 가지 키워드를 접목시켰다. 세계수산대학 설립안을 처음 유엔에 제출했을 때만 해도 “왜 한국인가?”하는 다른 회원국들의 의구심과 견제도 만만치 않았다.

이 원장은 “한국은 유엔 원조를 받는 가난한 나라에서 이제는 OECD 산하 DAC(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으로서 개발도상국 원조에 나서는 공여국이 된 만큼 저개발국가들의 ‘롤 모델’로서 가난을 극복한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는 뜻이 많은 나라의 공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실제 2017년 9월부터 3학기 과정으로 진행한 자체 시범사업은 독일 국제고등교육 평가기관 평가에서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범사업에 참가하고 있는 회원국들이 세계수산대학 정식 설립을 촉구하는 등 우호적인 여론도 형성됐다.

국제기구는 국제사회에서 특정 국가가 해당 분야에서 어느 정도 위상을 갖고 역할을 하느냐를 보여주는 간접 지표가 되는 만큼 선점이 매우 중요하다. 세계수산대학이 기대대로 2021년 정식 설립되면, 우리나라 최초의 유엔 전문기구 본부가 된다. 부산으로서도 세계수산대학이 위치한 부경대와 인근 유엔기념공원 등을 엮어 일원을 ‘유엔 특구’로 자리매김시킬 수 있다.

이 원장은 “세계해사대학이 교육하는 해운업은 선진국이 장악하고 있지만, 수산은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자본 축적이 비교적 쉽다는 점에서 개도국에게 특히 중요한 산업”이라며 “세계수산대학은 개도국의 수산업 발전을 이끌 전문 인력과 행정관을 양성하는 한편, 전통 산업인 수산업을 미래지향적인 산업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국제적인 싱크탱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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