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레슬링 레전드들, 소년 레슬러 꿈 떠받치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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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대에 재학 중인 레슬링 선수 박건우(19)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부산 출신 레슬링 메달리스트를 비롯한 부산 지역 각계 인사들이 박 씨에게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욱, 양정모, 이순원, 하형주, 박건우, 손갑도 씨. 손갑도 씨 제공 경성대에 재학 중인 레슬링 선수 박건우(19)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부산 출신 레슬링 메달리스트를 비롯한 부산 지역 각계 인사들이 박 씨에게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욱, 양정모, 이순원, 하형주, 박건우, 손갑도 씨. 손갑도 씨 제공

부산 출신 전설의 레슬링 메달리스트들이 부산에서 레슬링 국가대표의 꿈을 키우고 있는 한 선수의 든든한 후원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부산 출신 레슬링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손갑도(59·1984 LA 올림픽 레슬링 동메달) 씨는 한 달쯤 전, SNS에서 가슴 아픈 사연을 접했다. 중학생 ‘소년 레슬러’가 거동을 못 하는 아버지를 극진히 돌보며 국가대표의 꿈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었다. 손 씨는 이 사연을 선배 양정모(62·1976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 씨에게 알렸고, 둘은 후원자가 되어주자 결심했다.

올림픽 金·銅 양정모·손갑도 씨

사고로 못 움직이는 아버지 돌보며

국대 꿈 키우는 형제 사연 접해

형 박건우 씨에게 후원금 전달

사연의 주인공은 강원도 춘천시에서 레슬링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박동호 군. 박 군의 어머니는 몇 년 전 세상을 떠났고, 1년 전 아버지마저 큰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 중이다. 이들은 동호 군의 형인이자 역시 레슬링 선수인 박건우(19) 씨가 경성대에 재학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듣고는 박 씨에게 직접 연락을 취했다. 이들은 소정의 금액이지만 마음을 담아 박 씨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의 후원 소식이 알려지자 주변에서도 하나둘씩 동참의 뜻을 밝혔다. 양 씨의 지인 이순원 ㈜태원철강 대표이사와 하형주 동아대 예술체육대학장, 서예퍼포먼스협회 상임고문인 김동욱 서예가도 후원에 동참키로 했다. 이들은 4일 부산 동구의 한 중식당에서 박 씨를 만나 후원금을 전달하고 박 씨를 격려했다.

박 씨는 “레슬링 계의 영웅과도 같은 분들에게 연락을 받아 꿈만 같았다. 매달 70만 원의 병원비가 큰 짐이었는데, 큰 도움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고 고마워 했다.

후원을 주도한 손 씨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레슬링 국가대표를 꿈꾸는 건우, 동호 형제가 훌륭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면서 “후원의 손길이 이어져서 아이들이 걱정 없이 운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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