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매출 9배 비법은 스마트공장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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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시아의 첨단 생산공정. 이재찬 기자 chan@ 파나시아의 첨단 생산공정. 이재찬 기자 chan@

로봇팔이 수은 주입 공정을 처리한다. 과거에는 경력 35년 이상의 베테랑만 할 수 있던 일이다. 작업자들은 현장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으로 도면과 용접절차를 확인한다. 원격모니터링 시스템은 전세계 바다에서 운항 중인 선박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취합한다. 스마트 팩토리(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공장)가 본격 도입된 부산의 조선해양기자재업체 파나시아에서 펼쳐지는 일상이다.

부산 조선기자재업체 ‘파나시아’

스마트 팩토리 집중 투자 결실

선박 황산화물 저감장치 ‘대박’

조선 침체로 추락했던 매출 반전

지난해 647억→ 올해 5750억 예상

파나시아는 스마트 팩토리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우수사례로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파나시아의 노력은 매출로 증명됐다. 2014년 800억 원대를 돌파했던 매출은 세계적인 조선해양업의 침체로 2017년 400억 원대까지 추락했다. 눈앞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지만, 파나시아는 스마트 팩토리를 기반으로 한 기술 혁신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투자의 결실은 올해부터 영글기 시작했다.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를 앞두고 파나시아가 개발한 선박 스크러버(황산화물 저감장치)가 대박을 친 것이다. 2017년 첫 수주를 한 파나시아의 스크러버는 그리스와 스위스 등 각국 선사들의 주목을 받아 세계 시장의 16%를 점유하며 업계 1위로 부상했다. 파나시아의 또 다른 대표 제품인 선박평형수처리장치도 수요가 급증했다. 전세계 모든 선박은 2024년까지 선박평형수처리장치를 의무 설치해야 한다. 오래전부터 조선기자재 업계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환경규제에 맞는 장치 개발을 차일피일 미뤄 왔다. 하지만 파나시아는 달랐다. 스크러버와 선박평형수처리장치의 눈부신 비상에 힘입어 파나시아의 올해 매출은 57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매출이 9배가량 증가하는 셈이다.

파나시아 이수태 대표는 스마트 팩토리 도입이 없었다면 기술 혁신은 물론이고 매출 상승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파나시아의 스마트 팩토리는 단순히 공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파나시아는 자외선(UV)램프 생산라인에 과감하게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했다. 유리공예처럼 섬세한 작업이 필요해 유럽 대기업도 수작업으로 하고 있는 이 공정에 로봇과 센서를 접목시킨 것. 결과는 생산량 275% 상승, 불량률 79% 감소, 에너지 47% 절감 효과를 거두는 등 ‘대성공’이었다.

파나시아가 자랑하는 원격모니터링 시스템도 스마트 팩토리의 일종이다. 제품에 부착된 센서가 위성과 연결돼 사무실에 앉아서도 전세계 선박의 위치와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고장이 발생하면 원격 조종 시스템으로 수리할 수 있다. 파나시아의 제품이 북유럽 조선기자재 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다.

11일 파나시아 본사에서는 스마트 팩토리 대표 혁신사례를 공유하기 위한 ‘2019년 부산 제조혁신 협의회 공동 세미나’가 열렸다. 이 대표는 “어려운 상황일수록 투자와 혁신이 필요하다”며 “그게 생존과 경쟁 우위를 점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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