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달식의 '세계 읽기'] 환경의 역습… 지구촌은 끓고 있다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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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 시간)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구스 호수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 AP연합뉴스 지난 5일(현지 시간)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구스 호수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 AP연합뉴스

지구촌의 여름은 이미 뜨겁다. 일부 지역은 너무 일찍 무더위가 찾아왔다. 곳곳에서 펄펄 끓는다고 아우성이다.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훨씬 웃도는 극한의 고온 날씨가 지구촌 곳곳을 강타하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유럽에서는 40도를 넘는 ‘이른 폭염’으로 지난 6월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마치 지난해 여름, 114년 만에 한반도를 찾아온 폭염의 기억이 소환될 정도다.

지난달 28일 프랑스 남동부에선 수은주가 기상 관측 사상 최고인 45.9도를 기록했다. 폴란드 국경과 가까운 독일 코셴 지역도 지난달 29일 기온(38.6도)이 독일의 6월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심지어 알프스산맥의 고지대도 30도를 웃돌았다.

추운 곳이라 여기던 알래스카도 더웠다. 지난 4일 미국 알래스카주 최대 도시 앵커리지의 낮 기온은 32.2도까지 치솟았다. 이는 알래스카에서 1952년부터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기온이었다.

인도는 ‘숯가마’였다. 지난달 100여 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등 곳곳에서 폭염 피해가 속출했다. 델리에서는 최고기온이 48도로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라자스탄의 사막도시 추루는 지난달 1일 최고 50.6도까지 기온이 치솟았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도 전 세계적으로 5년째 기록적인 더위가 예상된다고 지난달 말 전망했다.

지구촌이 펄펄 끓기만 하는 건 아니다. 지난 1일 멕시코 제2 도시인 과달라하라에는 난데없이 우박을 동반한 폭풍이 몰아치면서 여름인데도 도시가 얼음에 묻히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이날 우박이 내리면서 시 외곽 6개 지역에서 무려 2m 깊이로 얼음 알갱이가 쌓였다.

지난달 중순 유럽의 알프스 산간지역에서도 우박이 쏟아져 차량·건물에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엊그제는 이탈리아 동부 해안에 오렌지 크기의 우박이 쏟아졌다. 특히 해안 도시 페스카라에서는 지름 10㎝ 크기의 우박이 내려 임산부를 포함해 18명이 다쳤다.

지구촌의 이런 섬뜩한 기상현상 한가운데 지구온난화가 있다. 지구온난화는 수많은 재앙을 만들어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기후변화 회의에서 “전 세계는 지금 엄중한 기후 급변 사태에 직면했다”라며 “매주 홍수, 가뭄, 열파, 산불, 폭풍 등 기후와 관련된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기후 급변이다. 세계 최고 과학자들의 예측보다 더 빠르게 기후 급변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구의 기후 변화 위기가 훨씬 빠른 속도로 닥쳐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사례가 있다. 북극의 영구동토층이 애초 예상보다 70년이나 빨리 녹고 있다는 게 바로 그 예다.

기후 변화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최근 133년 동안에 지구 평균기온은 0.85도 올라갔다. 마지막 빙하기 때보다 10배 정도 빠른 속도라고 한다.

지구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북극의 얼음이 사라진다. 전 세계 대부분의 산호들이 죽거나 멸종한다. 지구 생물의 10%가 멸종 위기에 직면한다. 매년 30만 명이 말라리아 등의 질병으로 사망한다.

환경의 역습, 환경의 경고를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정달식 기자 dosol@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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