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미월드 부지 새 주인 찾았다…“호텔 건립 기존안 계속 추진”
새 주인을 만난 부산 수영구 민락동 옛 미월드 부지. 이곳에는 호텔 건립 사업이 재추진된다. 기존 실시계획인가의 시한이 올 12월이어서 그 전에 사업자 변경, 사업 기간 연장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해 공매를 통해 매각된 부산 수영구 민락동 옛 미월드 부지(본보 지난해 5월 21일 자 2면 보도)가 최근 새 주인을 만났다. 이 사업자는 기존 계획을 준용해 호텔 건립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존 실시계획인가의 취소 시한이 올 연말로 다가오면서 부산시는 원칙대로 인가 취소 절차에 들어갔고, 사업자변경 신청이 들어올 경우 사업능력을 꼼꼼히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우여곡절 많은 미월드 부지가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만 8000㎡ 땅 1100억 원 매수
“문제 됐던 높이·용적률 감안”
개발사업 참여 의향서 받기도
市, 실시인가 취소 절차 밟아
기존 사업자에 청문 예고 통지
“사업자 변경 신청 땐 원칙대로”
■8500평 부지 1100억 원에 매각
24일 부산시와 재단법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연금재단(이하 연금재단)에 따르면 옛 미월드 부지가 지난 19일 T사에 매각됐다. 이 부지의 면적은 2만 8000㎡(약 8500평)에 달한다. 연금재단 측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T사와 매각 협상을 진행해 왔고, 지난주 1100억 원에 매각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연금재단은 그동안 땅값 1100억 원에다, 사업권 등 기타 권리 180억 원을 합쳐 1280억 원에 인수자를 물색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금재단은 지난해 5월 옛 미월드 부지와 건물을 873억 원에 공매를 통해 낙찰받았다. 애초 개발 목적으로 인수한 것은 아니다. 지엘시티건설의 호텔 건립 사업에 투자했다가 사업이 표류하자 채권 회수를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최초 1303억 원으로 시작한 예정가격은 6차 공매에서 771억 원까지 떨어졌다. 연금재단은 2순위 채권자였다.
미월드 부지는 민락유원지(9만 6000㎡) 중 일부다. 2007년 ‘공원’에서 숙박시설 건립이 가능한 ‘유원지’로 도시계획이 변경됐다. 놀이공원 옆에 아파트가 허가나면서 소음 민원에 부딪쳤고, 결국 영업 부진 끝에 폐업을 하자 부산시가 대안으로 숙박시설 건립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유원지에서는 원천적으로 아파트는 지을 수 없다. 단, 내년 7월 공원일몰제 대상은 아니다.
■부산시, 실시인가 취소 절차
현 단계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향후 개발 방향이다. T사 측은 호텔 건립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존 계획상으로 총 사업비가 6555억 원이다. T사 관계자는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호텔과 레지던스를 짓는 기존 계획을 준용해서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며 “앞선 계획에서 높이와 용적률 부분에서 문제가 됐던 만큼, 감안해서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미 부산에서 2곳 정도 개발사업을 했다”며 “미월드 부지 개발사업의 시공사로 참여하고 싶다고 의향서를 제출한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변수는 또 있다. 당장 기존 실시계획인가가 오는 12월 7일로 끝난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사업기간(2014년 10월~2019년 12월) 종료가 임박한 만큼 원칙대로 인가 취소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청문 절차를 시작하겠다는 예고통지를 지엘시티건설 측에 보냈다. 앞으로 부지 인수자가 사업을 승계하려면 사업시행자 변경과 사업기간 연장 등의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부산시 박길성 공원운영과장은 “부지 인수자는 현재 이 사업에 대한 권리가 전혀 없다”며 “사업자 변경 신청이 들어오면 전문기관에 의뢰해 재원조달 능력, 사업 능력 등을 꼼꼼히 평가할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변수는 유치권 문제다. 24일에도 수영구 민락동 현장에 유치권을 주장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이에 대해 연금재단 측은 “법원에서 유치권을 인정받은 곳은 2개사뿐인데, 모두 원만히 협의해 유치권을 해소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업시행자인 지엘시티건설은 2015년 12월 호텔운영사로 독일 6성급 켐핀스키호텔을 선정,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2017년 호텔 측과 협의해 32층 호텔 1개 동과 37층 레지던스 1개 동을 짓기로 한 기존 설계안을 38층 호텔 1개 동, 47층 레지던스 2개 동으로 변경했다.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김마선 기자 m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