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의혹 일파만파] 쏟아지는 의혹에도… 부산대 “규정상 문제 없어 조사 않겠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015년 10월 7일 경남 양산시 양산부산대병원 중앙진료동 4층 홀에서 열린 행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노환중 당시 양산부산대병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캡쳐 2015년 10월 7일 경남 양산시 양산부산대병원 중앙진료동 4층 홀에서 열린 행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노환중 당시 양산부산대병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캡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입학과 장학금 수여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지만 부산대는 자체 진상조사에 전혀 나서지 않고 있다. 부산대의 이 같은 입장은 타 대학과 대비되는 것으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25일 부산대는 조 후보자 딸을 둘러싼 특혜 의혹에 대해 학교 차원의 내부 조사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조 후보자 딸은 의학교육입문검사(MEET) 점수를 반영하지 않는 수시 전형으로 정상 입학했고 논란이 된 외부장학금도 ‘의과대학 장학금 세부지침’에 따라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규정상 문제 없으므로 조 후보자 딸의 입학과 장학금 지급 과정에 대해 조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국 딸 의전원 입학·장학금 지급 등

각종 특혜 논란에도 ‘묵묵부답’

조사위 꾸린 단국대·공주대와 대조적

부산대총학생회 등 진상조사 촉구 나서

‘문제없다’는 부산대와 달리, 특혜 논란을 빚고 있는 단국대와 공주대는 자체 조사위원회를 꾸려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두 대학은 고교생 시절 단기간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한 조 후보자 딸을 논문 저자로 등재해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후보자 딸이 재학했던 고려대도 단국대 조사 결과에 따라 입학 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면 입학 취소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부산대는 조 후보자 딸의 입학과 장학금 수여 과정에서 여러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후보자 딸이 부산대 의전원 입학 당시, 입학위원장이 ‘우리 딸이 이번에 시험을 보는데 좋은 호텔이 있으면 추천해 달라’고 조 후보자에게서 면접 전 미리 언질 받았다는 게 대표적이다. 또한 조 후보자 딸이 유급을 당한 직후, 조 후보자가 딸의 지도교수인 노환중 당시 양산부산대학교병원장을 만났으며 그다음 학기부터 조 후보자 딸이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장학금 특혜 수여 의혹도 불거졌다.

노 원장이 지급한 외부장학금의 규정도 논란이다. 조 후보자 딸은 의전원 입학 후 첫 학기에 3과목 낙제로 해당 학기 평균 학점 1.13을 받았다. 의대 장학금 세부지침에 따르면 외부장학금은 성적에 상관없이 지급할 수 있게 돼 있다는 것이 학교 측 설명이다. 하지만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정승윤 교수는 자신의 SNS에 “부산대 장학금 규정에는 최저 학점 기준(4.5점 만점에 2.5점 이상)이 있다”며 “이를 위반해 출연자가 마음대로 지급할 수 있는 장학금은 없다”고 주장했다. 의대 장학금 세부지침보다 부산대 장학금 규정을 더 상위 규정으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부산대 의전원에서 조 후보자 딸이 유급 위기에 처했을 때 유급 기준에 해당하는 해당 학년 전원을 구제한 적 있다는 의혹도 있다. 한 과목이라도 낙제(F)하거나 해당 학기 평균 학점이 1.8 아래면 유급 대상인데, 조 후보자 딸 동기 전원을 대상으로 특정 과목에 낙제를 주지 않거나 학점을 올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학교 차원의 조사 없이 관련 의혹이 계속 커지자 학생들을 중심으로 대학 당국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지난 23일 입장문을 발표해 대학 본부와 의전원에 해당 사안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같은 날 총학생회와 별개 조직인 ‘부산대학생들의 촛불집회추진위원회’도 재학생·졸업생 441명 명의로 공동대자보를 붙여 “조 후보자 딸을 향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대학 본부는 당시 의전원 입시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