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퍼펙트맨’ 속 부산 찾기, 준비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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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펙트 맨’은 부산 출신 감독과 배우가 뭉쳐 지역의 다양한 정취를 담아낸 작품이다. 쇼박스 제공 영화 ‘퍼펙트 맨’은 부산 출신 감독과 배우가 뭉쳐 지역의 다양한 정취를 담아낸 작품이다. 쇼박스 제공

“마, 치아라 마!”

화려한 꽃무늬 의상을 입은 한 남자가 큰 소리로 외친다. 차진 부산 사투리를 내뱉는 이 사내의 이름은 ‘영기’. ‘폼에 살고 폼에 죽는’ 허세 가득한 건달이다. 겁 없이 보스의 돈 7억 원을 주식으로 날린 뒤 엄한데 분풀이를 하다 잡혀왔다. 사회봉사를 선고받은 뒤 영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사지마비 말기암 환자를 돌보기 시작한다. 영화 ‘퍼펙트 맨’은 정반대의 두 남자가 만나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다. 돈은 많지만 시간이 없는 ‘장수’, 시간은 남아돌지만 돈이 없는 ‘영기’가 주인공이다.

부산 출신 감독과 배우들 뭉친 작품

동백섬부터 을숙도·깡깡이마을·송도

서면 거리에 사직 야구장 장면 ‘눈길’

허세 가득 건달 ‘영기’ 역할 조진웅

“부산 촬영은 언제나 퍼펙트하다”

말기암 환자 ‘장수’ 역할 설경구

“맛있는 음식 실컷 먹으며 살찔 걱정”

부산 출신 감독-배우 의기투합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시원한 부산바다가 스크린 가득 펼쳐지고 활기찬 지역의 모습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주인공의 맛깔난 부산 사투리는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퍼펙트 맨’ 속 정겨운 부산을 살펴봤다.

‘퍼펙트 맨’은 부산 출신 용수 감독과 배우가 뭉친 작품이다. 감독은 상업영화 데뷔작 배경으로 고향인 부산을 선택했다. 지역의 숨은 명소 곳곳을 알고 있는데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의 특별한 매력 때문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던가. 감독은 부산의 낮과 밤을 적절히 버무려 작품에 녹여냈다. 특유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일상의 모습과 멋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았다. ‘영기’로 나선 조진웅은 ‘맞춤옷’을 입었다. 흥 많고 정 많은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올백 머리를 한 그가 차진 부산 사투리를 쏟아낼 땐 잠시도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다. 그야말로 ‘생활 연기’다.

영화 속 ‘우리 동네’ 찾는 재미

스크린 속 부산을 찾는 재미는 쏠쏠하다. 감독은 ‘퍼펙트 맨’ 촬영의 대부분을 부산에서 진행했다.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는 물론이고 좁은 골목과 동네 슈퍼마켓까지 지역의 이모저모가 담겼다. 덕분에 익숙한 정경이 한가득 펼쳐진다. 동백섬 선착장과 을숙도 철새도래지, 청사포, 광안리 친수공원,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깡깡이 예술마을 등이 대표적이다. 어디 이뿐일까. 황령산 봉수대와 송도 스카이워크, 수영요트경기장, 송도해상케이블카 등 부산 곳곳이 등장한다.

캐릭터의 상황과 맞물릴 땐 영화의 분위기가 한껏 높아진다. 눈에 띄는 장면도 여럿 있다. 정장만을 고집하던 장수가 영기와 비슷한 옷을 입고 함께 서면 젊음의 거리를 누빌 때나 사직구장 한 가운데에서 넥센 유니폼을 입고 “파이팅~!”을 외칠 땐 웃음이 절로 난다. 두 사람이 황령산 전망쉼터에 올라 야경을 바라보며 진심을 이야기할 땐 진한 감동도 있다.

조진웅-설경구 부산 촬영 뒷이야기

영기와 장수를 연기한 배우들의 찰떡 호흡이 인상적이다. 영화는 특히 두 남자의 조금 특별한 동행을 눈물겹지만 유쾌하게 그려냈다. 과장되고 작위적인 코미디를 걱정했지만 그것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부산 촬영은 어땠을까. 조진웅은 “촬영 당시 설경구 씨와 함께 맛집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었다”며 “돼지국밥부터 밀면, 냉채족발 등을 기가 막히게 잘하는 곳들을 안다”고 회상했다. 그는 “부산에 있을 때 자주 갔던 ‘주민들만 아는 맛집’”이라며 “부산 촬영은 언제나 ‘퍼펙트’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장수를 연기한 설경구 역시 부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조진웅 씨를 따라다니며 좋은 것을 많이 보고 맛있는 음식도 실컷 먹었다”며 “살 찔까봐 걱정될 정도였다”고 했다. 부산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쌓은 이들의 ‘진짜 우정’이 영화에 녹아든 듯하다.

남유정 기자 bstoda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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