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 키우면 지역 바뀐다, 부산게임산업 키운 건 8할이 ‘지스타’
[부산관광 미래보고서] 6. Why-왜 관광마이스 산업인가
제조업 부진으로 성장 잠재력과 고용 창출 효과가 높은 관광·마이스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전시·컨벤션 시설인 벡스코는 지난해 450만 명의 관람객을 모았다. 사진은 최근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카페쇼. 강원태 기자 wkang@
최근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관광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대도시부터 시골 마을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지자체들도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부산시도 올 7월 조직 개편 때 ‘관광마이스산업국’을 신설하며 관광·마이스가 부산의 미래 먹거리, 성장 동력이라고 선언했다. 이처럼 전 세계가 관광산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뭘까.
2017 국제관광 수출액 1조 5860억 달러
차·식품 제치고 3대 수출품목 자리매김
문재인 “관광산업 고용효과 제조업 2배”
4차 산업혁명 시대 성장 잠재력 무궁무진
지역 상권·자영업 활성화에도 큰 기여
관광객 지갑 열 고부가가치 상품 필수
■제조업 침체, 대안은?
관광·마이스는 기존 산업의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향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이다.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가 발표한 ‘2018년 국제관광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5% 증가한 14억 명에 달했다. 이는 UNWTO가 예측한 것보다 2년 앞서 달성된 수치다. 세계 관광 수입은 1조 7000억 달러로, 각국이 관광으로 하루에 50억 달러(6조 원)씩 벌어들이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관광 수입은 전년 대비 4.4% 증가해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률(3.6%)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관광산업은 지난 7년 동안 상품 수출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해 전 세계 수출액의 7%를 차지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그 결과 관광은 화학제품과 연료(석유 석탄 가스 등)에 이어 세계 3대 수출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2017년 기준 국제관광 수출액은 1조 5860억 달러로, 자동차(1조 4700억 달러)와 식품(1조4660억 달러)을 제쳤다.
관광은 고용창출 효과도 높은 산업이다. 올 4월 열린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관광산업은 경제발전의 핵심 동력”이라며 “취업유발계수가 제조업의 배가 넘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2014년 기준 취업유발계수(10억 원의 재화를 산출할 때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고용자 수)는 제조업이 8.8명, 관광산업이 18.9명이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융복합 산업으로서 성장 잠재력도 크다. 우석봉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관광·마이스는 융복합과 신산업에 있어서도 단골 메뉴”라며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정보통신기술(ICT)와 접목시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버와 에어비앤비, 부킹홀딩스, 옐프, 씨벤트 같은 해외 관광기업은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대규모 전시와 국제회의를 포함한 마이스 산업의 경우 연관 산업의 성장을 유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가 성장하면서 부산의 게임산업 규모도 함께 커진 것이 대표적 사례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스타가 열린 첫해인 2009년에 업체 24곳, 고용인원 242명 규모에 불과했던 지역 게임 업계는 지난해 업체 110곳, 고용인원 1048명 수준으로 성장했다.
■관광객 와야 자영업도 산다
관광은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2019년 상반기 부산 관광산업 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부산을 찾은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내국인은 1251만 명이 부산을 방문해 지난해 상반기보다 1.2% 증가했고, 외국인 132만 명이 방문해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관광객 수 증가 효과로 이들이 쓴 신용카드 지출액도 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내국인 관광객 신용카드 지출액은 1조 9718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 8793억원) 대비 4.9%, 외국인 관광객 신용카드 지출액은 2379억 원으로 전년 동기(2247억 원) 대비 5.9% 증가했다. 특히 업종별 지출을 살펴보면 내국인의 경우 한식(2791억 원)이 압도적으로 지출액이 많았다. 한식을 포함한 먹거리(외식업 제과 커피 패스트푸드 등) 지출이 내국인 전체 지출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부산시 중소상공인지원과 관계자는 “지역의 골목상권과 자영업을 활성화할 방법도 결국은 관광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산을 찾는 사람이 늘고 이들이 맛집에서 식사를 하고 작은 가게들에서 물건을 구입해 줘야 자영업자의 소득도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광객들의 지출을 늘릴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관광객의 지갑을 열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태환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올 7월 이후 악화한 한·일 관계 탓에 부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 관광객 유입에 빨간불이 켜졌는데 그 대안을 해외시장 다변화, 특히 급성장 중인 중국에서 찾아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씀씀이가 큰 중국인 20~30대 개별관광객들이 서울을 비롯한 국내외 대도시에 비해 부산을 덜 찾고 있는데, 이들이 부산을 찾아 돈을 쓰게 만들 매력 있는 관광 상품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