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들이 모여 빚어낸 베르디의 걸작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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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오페라 ‘리골레토’의 출연진이 리허설을 하고 있는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오페라 ‘리골레토’의 출연진이 리허설을 하고 있는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작품이 ‘리골레토’였고 최고의 바리톤 고성현이 함께한다는데 무조건 이 공연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부산문화회관(부산 남구 대연동)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베르디의 걸작 오페라 ‘리골레토’의 연출을 맡은 이의주 씨는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11~13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오페라 ‘리골레토’ 선보여

한국인 첫 베르디 극장 연출가

이의주 예술감독 맡아 기대감

고성현 등 ‘성악 어벤져스’ 출동

강석희 지휘·이태상 안무 맡아

이의주 연출은 40대 후반이지만 어느새 대한민국 오페라 분야에선 대단한 이름으로 통한다. ‘국립오페라단의 최연소 상근 연출’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베르디 극장 연출가’ ‘국내 오페라 연출가 최초의 발세시아 국제음악콩쿠르 심사위원’ 등 쉽게 만들 수 없는 기록을 연이어 세우며 대한민국에서 오페라 공연을 제대로 만드는 예술가로 명성을 쌓아왔다. 이처럼 대한민국 공연계에서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는 연출가이자 가장 바쁜 예술감독 중 한 명인 이 연출은 지난 여름부터 아예 부산에 살다시피 머무르고 있다. 그를 부산으로 이끈 작품이 바로 리골레토이다.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이의주 씨.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이의주 씨.

‘리골레토’는 ‘세계 톱 5’ 안에 드는 오페라지만 한국에선 쉽게 올리지 못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음악 난이도가 굉장히 높고 특히 주역인 리골레토는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성악가가 드문 형편이다. 이 연출은 “이러한 상황에서 전 세계 오페라 극장을 리골레토로 정복한 한국인 바리톤 고성현이 고국에서 기꺼이 공연하겠다고 나섰으니 대단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리골레토’와 바리톤 고성현 이야기를 하며 이 연출의 목소리는 커진다. 고등학교 때 운명처럼 오페라와 사랑에 빠졌고 대학교 1학년 때인 20살부터 일찌감치 국립오페라단 보조연출로 선발되며 그동안 한국과 이탈리아에서 수많은 오페라 무대를 경험했다. 그런 그를 여전히 흥분시키는 작품이 바로 리골레토라고 한다.

‘리골레토’ 이전의 오페라는 대부분 귀족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다. 반면 ‘리골레토’는 곱사등이 광대 리골레토가 주인공이다. 여기에 테너가 아니라 바리톤이 주인공 리골레토를 맡는 점도 기존 오페라와는 결이 다른 느낌이 있다는 것이 이 연출의 설명. 그는 “‘리골레토’는 음악이 너무 좋아서 오페라를 접하지 못한 이들도 연주되는 음악만 들어도 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문화회관이 자체 제작한 ‘리골레토’는 이 연출과 함께 최고의 실력자들이 모두 모였다. 세계 최정상의 드라마틱 바리톤 고성현 외에도 김종표, 박정민이 리골레토를 맡았고 이재욱 김지호 전병호가 만토바 공작으로 함께한다. ‘리골레토’ 중 질다로 공연계 신데렐라가 된 강혜정이 부산 무대에서 다시 한번 질다를 보여준다. 베이스 김요한이 맡은 살인청부업자 스프라푸칠레의 연기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성악계 어벤져스와 부산의 대표 성악가가 이번 공연을 위해 모두 나선 것이다. 여기에 섬세한 터치와 집약된 음악의 마에스트로라고 불리는 강석희 지휘자, 부산시립교향악단이 음악을 담당한다. 신라대 이태상 교수는 안무를 맡았다.

이번에 무대에 오르는 ‘리골레토’는 의상을 고전이 아니라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해 새롭게 디자인하고 제작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세트와 조명, 의상까지 색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연출의 스타일이 반영된 결과라고 한다. 기존 오페라 무대막과 세트, 의상을 빌리면 편하고 비용이 덜 들지만 최고의 ‘리골레토’ 공연을 위해 힘든 길을 기꺼이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오페라 ‘리골레토’=11~13일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6시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A석 3만 원, S석 5만 원, R석 7만 원, V석 10만 원. 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와 전화 예매. 051-607-6111~3.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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