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日 전 총리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진심으로 사죄”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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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2일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방문해 강제동원된 노동자들의 노무수첩을 보며 손을 모으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2일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방문해 강제동원된 노동자들의 노무수첩을 보며 손을 모으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식민지 시대에 많은 고통을 준 쪽의 무한한 책임하에 마음으로부터 사죄합니다. 영원한 평화를 위하여. 2019년 10월 12일. 하토야마 유키오.”

12일 남구 역사관서 헌화·참배

“국제인권법상 국가 간 협정이

개인 청구권 소멸시킬 순 없어”

부산을 방문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찾아 피해자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혔다.

지난 12일 오전 11시께 하토야마 전 총리가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방문해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추모비 앞에서 피해자들에게 헌화와 참배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역사관에 도착해 1시간 30여 분 동안 역사관 4~5층에 있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수기와 사진 등 전시물을 관람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과거에 일본이 저지른 잘못된 역사를 바로 보기 위해 역사관을 찾게 됐다”며 “800만 명에 가까운 조선인을 군인, 노동자, 위안부로 강제동원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역사관에 따르면 1937년 중일전쟁 발발 이후 일본이 공권력을 이용해 강제동원한 조선인 노동자 수만 755만 4764명(중복 동원 포함)에 달한다. 군인으로 강제동원된 인원은 20만 명,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수는 4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앞서 하토야마 전 총리는 전날인 1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같은 날 오후 5시에는 부산대 장전캠퍼스를 찾아 ‘한반도 문제와 동아시아 평화’를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제인권법상 국가 간 협정이 개인의 청구권을 소멸시킬 수 없다는 것이 상식”이라며 “일본 정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이유로 ‘한 번 사죄했으니 끝’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7월 일본 정부의 한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시작으로 양국이 서로를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는 등 한·일 관계가 매우 나빠지고 있다”며 “이를 회복하기 위해 양국은 서로의 경제·안보를 고려해 진지한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으로 꼽히는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09년 9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제93대 일본 총리를 역임했다. 그는 2015년 8월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해 추모비 앞에서 사죄했으며, 지난해에는 경남 합천군을 방문해 원폭 피해자 위령비에 참배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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