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아세안 수산협력을 새 성장동력으로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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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고 부경대 교수·세계수산대학원 원장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아세안과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해 다음 달 25일부터 양일간 부산에서 개최된다. 2009년(제주도), 2014년(부산)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개최되는 특별정상회의다. 21세기를 맞아 세계 수산업의 아시아 시대가 오고 있는 시점에서 부산 수산업이 이번 특별정상회의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내달 부산서

세계 수산물 생산 중심은 아세안 국가

국내 생산 의존한 부산 수산업은 한계

아세안 활용 현지 생산 체계 확대해야

FAO(유엔식량농업기구) 통계에 의하면 세계 수산물 전체 생산의 84%를 상위 20개국이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아시아 비중은 60%를 넘는데, 특히 양식 생산은 그 비중이 91%나 된다. 이 같은 수치는 세계 수산물 생산의 중심지가 아시아임을 잘 보여준다. 그 중심에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6개 국가가 있다. 이들 국가는 그동안 천연자원으로 국가 경제의 성장 동력을 키워왔지만 최근에는 수산업을 내세우면서 세계 수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다.

최근 아세안 국가들은 분업화된 수산업 교류를 통해 역내 수산경제 통합으로 발전하고 있다. 수산물 생산의 거점인 인도네시아와 태국, 수산물 수출 중심의 베트남, 그리고 아시아 수산업의 기대주로 부상하는 미얀마를 중심으로 한 분업화된 역내 경제통합은 아세안 수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 촉진제로 작용하고 있다. 아세안 국가들은 빠르게 성장해 포스트 차이나의 최적 지역으로 부상하면서 일본, 중국, 미국 등의 진출과 협력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성장 발전하기 위한 신남방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미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 교역량 3위를 차지한다. 역사적·지정학적으로 우리와 인연을 맺어온 아세안 국가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산업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 부산 수산업의 아세안 진출은 2000년대 초반 인도네시아에 대한 소규모 합작 원양어업에서 시작했다. 원양어업의 EEZ(배타적 경제 수역) 입어 금지가 확대되면서 연근해 어업, 수산가공, 양식, 유통 분야 등에 걸쳐 다양한 아세안 현지 파트너십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미얀마·베트남의 경우 내수면 양식업과 수산냉동 제조업 등으로 다양화되는 파트너십 모습은 긍정적이다. 그동안 아세안 현지 파트너십 원양산업은 소규모 중소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대기업의 투자 및 현지 산업화는 일부 기업에 한정돼 제한적인 아쉬움이 있었다.

지금은 아세안 현지에서 수산물을 수집하여 국내로 수출하는 유통 중심의 협력 사업이나 중국, 미국 같은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협력사업 등으로 현지 파트너십 원양산업이 점차 규모화된 형태로 발전하는 모습이다. 아세안과의 수산협력은 해외 수산물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국가 간 협력 사업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다. 이에 따라 아세안 수산물 생산기지를 대상으로 전개되는 부산 수산업의 해외 진출은 현지 어업, 가공, 유통, 소비의 각 단계를 연계시키면서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적 체계로 구축되어야 한다. 부산의 수산업은 우리의 성장 비결을 나누면서 아세안의 뜻을 모아 함께 성장 발전하는 글로벌 수산업 중심체로 나갈 필요가 있다.

특별정상회의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부산 수산업과 아세안 국가 간의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아세안 수산협력은 가치사슬체계를 고려해 해당 국가 수산업 구조에 합당한 협력 방안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한다. 둘째, 장기적 관점의 아세안 수산협력은 단순한 원료 확보가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현지 원양산업과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국내 수산물 생산기반 약화에 따라 국내 생산에만 의존하는 부산 수산업의 지속적 발전은 이미 한계에 놓여 있다. 따라서 중장기적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풍부한 아세안의 수산자원과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현지 수산물 생산 체계 구축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부분 아세안 국가들은 부산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고, 상대적으로 유사한 해양수산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아세안은 경제공동체 출범을 통해 풍부한 수산자원과 값싼 인력을 활용한 수산물의 글로벌화로 부산 수산업과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 부산 수산업은 아세안과의 수산협력을 향후 발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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