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설리, SM에 ‘악성 댓글 대응’ 지속적으로 요구했었다"

남유정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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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인스타그램 캡처 설리 인스타그램 캡처

14일 세상을 떠난 가수 겸 배우 설리(25)가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에 지속적으로 악플러에 대한 강경 대응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계 관계자는 15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설리가 악성 댓글에 많이 힘들어했다”며 “소속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악플러에 대응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설리는 매니저를 통해 회사에 자신의 상황과 입장을 충분히 밝혔으나, 소속사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SM엔터는 지난해 대대적인 악성 댓글 근절에 나선다며 ‘악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국내 IP로 악성 댓글을 작성한 이들에게 ‘겁 주기’ 수단에 불과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SM엔터 측은 “악성 댓글 작성자의 IP가 해외에 등록돼 있어 사실상 범인 색출과 처벌이 어렵다”고 했다. 해당 IP는 악성 댓글을 달기 위해 네티즌들이 일시적으로 생성한 주소라, 근본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당시 회사 쪽이 좀 더 적극적으로 악플러에 대응을 했거나 소속 아티스트의 심리를 보듬어줬다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며 “소위 ‘잘나가는’ 아티스트에만 지원을 집중하는 현재의 시스템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팬들과 적극 소통 해왔다. 그가 공개한 사진은 줄곧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고, 그때마다 설리는 네티즌의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지난 4월 인스타그램의 라이브 방송에선 네티즌에게 “왜 항상 그렇게 병X처럼 살아?” “너 미쳤니?(Are u crazy?)” 등의 악의적인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후 업로드한 사진에서 속옷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자, 설리는 “브래지어는 건강에 좋지 않은 액세서리일 뿐”이라며 소신을 밝혔다. 하지만 해당 사진에는 그를 비난하는 악성 댓글이 끊임없이 달렸다.

설리는 계속해서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다. 소속사와 네티즌에게 악성 댓글과 루머로 받는 고통을 호소하며 ‘도와줄 것’을 부탁했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2014년에는 1년여간 연예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악플러에 시달렸던 설리는 지난해 10월 웹예능 ‘진리상점’에서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를 앓았다고 고백했다. 최근 방송된 JTBC2 예능 프로그램 ‘악플의 밤’에서도 “실제 인간 최진리의 속은 어두운데 연예인 설리로서 밝은 척해야 할 때가 많다”고 우울한 심경을 전한 바 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남유정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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