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늘어나는 ‘공동체 주택’ …1인 가구 외로움 달랠 대안 되나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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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구 대신동 ‘행복이 올집 시그니처’ 옥상에 입주민들이 파티를 하기 위해 모인 모습. 경성리츠 제공 부산 서구 대신동 ‘행복이 올집 시그니처’ 옥상에 입주민들이 파티를 하기 위해 모인 모습. 경성리츠 제공

거주자의 사생활 보호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건축 구조가 사회적인 외로움을 증폭시킨다는 지적(〈부산일보〉 10월 17일 자 4면 등 보도)과 관련한 건축계의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공동체 주택’ 등이 1인 가구 급증 등에 따른 외로움을 해소할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서구 공유주택 ‘행복이 올집… ’

옥상 공연장·가든 파티장 조성

북카페·공유 오피스 등 갖춰

입주민 단절 극복 사례 평가

대연동 일오집·모여가 등

주거 공동체 문화 확산도

4일 부산의 부동산종합서비스 기업인 경성리츠에 따르면 올해 2월 이 업체는 부산 서구에 미래형 공유주택 ‘행복이 올집 시그니처’ 대신동 센터를 선보였다. 신개념 복합임대주택인 ‘행복이 올집 시그니처’는 특히 외로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이 공간’과 ‘공유 공간’을 조성해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있다. 옥상에 공연장과 바비큐 가든 파티장을 만들었고, 15층에는 식사라운지와 북카페·스터디룸·공유 오피스 등을 조성했다.

입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행사도 꾸준히 열린다. 바비큐 파티와 쿠킹 데이를 통해 식사와 요리 등을 함께 하고, 입주와 연말 등을 기념하는 파티도 개최된다. 다양한 행사 때마다 입주민들은 한자리에 모여 대화 꽃을 피운다. 임대아파트의 단점으로 지적된 입주민 간 단절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동체 주택 문화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열린 주거형태를 지향하는 부산 남구 대연동 ‘일오집(14가구)’과 ‘모여가'(8가구)’는 주민들이 함께 자녀 교육을 챙기는 등 주거 공동체 문화 조성의 선진 사례로 꼽힌다. 이곳에는 고립 대신 소통을 선택한 색다른 주거문화를 견학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셰어하우스도 외로움을 방지할 하나의 대안으로 꼽힌다. 혼자 살다가 심각한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셰어하우스로 이주한 청년들의 사례가 눈에 띈다. 서울 강남에서 셰어하우스 ‘하품’을 운영하는 김호선 대표는 최근 한 청년 입주자가 보낸 문자 메시지를 잊을 수 없다. 고시원에서 혼자 살다 외로움과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하품으로 이사 온 뒤 다양한 친구들과 사귀며 외로움과 우울증을 이겨냈다는 내용이었다. 김 대표는 “하품에는 60명가량이 생활하고 있으며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 “하품 가족들은 외로움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많은 해외에서는 외로움 문제 해결을 위해 주거지 공유를 확대하기도 했다. 2016년 1인 가구 비율이 40%를 넘어선 스웨덴은 외로움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공유 주택’ 조성에 집중했다. 청년층은 운동을 하거나 영화·음악 감상을 위한 시설, 직장인이 정보를 나누는 공유 공간 등을 갖춘 공동주택에 사는 경우가 많다. 노년층은 주방, 세탁실뿐만 아니라 휴식 공간이나 뜨개질 등을 위한 작업실을 공유할 수 있는 곳에서 노후를 보내기도 한다.

황석하·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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