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엘시티에 ‘스타필드시티’…롯데-신세계 ‘유통대전’ 신호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바라본 해운대 엘시티 모습. 부산일보DB
해운대관광리조트 사업으로 추진 중인 해운대 엘시티의 포디움 상업시설에 신세계그룹의 도심형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시티가 입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6월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스타필드시티는 동부산에서 펼쳐지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 양대 ‘유통 공룡’ 간 경쟁을 재점화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엘시티 사업자-신세계 프라퍼티
상업시설 위탁운영 MOU 체결
포디움 1~3층 2만 9000여㎡ 규모
엘시티 “세부 조건 조율 단계”
복수의 지역 부동산·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엘시티의 사업자인 ㈜엘시티PFV는 지난달 신세계그룹의 신세계 프라퍼티와 엘시티 포디움에 들어설 상업시설에 대한 위탁운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신세계 프라퍼티는 신세계그룹의 계열사로, 스타필드와 스타필드시티 등 복합쇼핑몰을 운영한다. 엘시티의 상업시설은 포디움 1~3층(4~6층에는 워터파크)에 들어선다. 총 전용면적은 2만 9000여㎡, 계약면적은 7만 8000여㎡, 주차면수 680면 규모다. 신세계 프라퍼티는 포디움 상업시설에 스타필드보다는 규모가 작은 도심형 쇼핑몰인 스타필드시티 입점을 추진 중이다. 신세계 측은 최근 수차례 현장을 찾아 점검했고, 해운대해수욕장의 우수한 입지에 걸맞은 특화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 방식은 위탁운영으로 결정됐다. 신세계가 상가 구성과 운영 등 상업시설을 도맡아 개발·운영하되, 운영 수익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엘시티에 내는 방식이다. 엘시티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위탁운영과 관련해 세부 조건을 조율 중인 단계”라며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엘시티 측은 2015년과 2016년 아파트와 레지던스를 분양한 뒤 상업시설도 분양 또는 임대하려고 했다. 하지만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와 특혜 등이 밝혀지면서 사업 시행자, 전 국회의원과 구청장 등이 사법 처리되는 등 우여곡절 속에 3년 가까이 진척을 보지 못했다.
올 들어 준공 시점이 임박하며 더 이상 상업시설에 대한 결정을 미룰 수 없게 되자 상업시설 문제는 급물살을 탔다. 엘시티 측은 당초 1조 원의 가격으로 상업시설을 통매각하려고 했지만, ‘엘시티 게이트’에 따른 이미지 추락에다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매수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올 들어서는 절반가량의 가격으로 통매각하거나 개별 상가를 분할 분양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매수자가 매입 후 차익을 남기고 재매각할 경우 상가 가격과 임대료 등이 급등해 상가 활성화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체계적인 상가 배치와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대형 유통기업에 매각 또는 위탁운영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신세계의 엘시티 입점 추진으로 동부산에서 롯데와 유통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가 엘시티에 입점하게 되면 동부산에서 백화점, 쇼핑몰 등 유통 경쟁이 더욱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세계가 지리적으로 센텀시티와 오시리아관광단지의 가운데 위치를 선점하며 복합쇼핑몰 분야에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에 밀린 입지를 만회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라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