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1만 1000명의 경고 “지구 기후 비상 사태”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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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에서 실시한 한 연구 결과는 “알프스에서 가장 큰 빙하인 알레치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2100년이 되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월 1일 촬영한 알레치 빙하의 모습. AFP연합뉴스 최근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에서 실시한 한 연구 결과는 “알프스에서 가장 큰 빙하인 알레치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2100년이 되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월 1일 촬영한 알레치 빙하의 모습. AFP연합뉴스

“기후변화를 멈추기 위해 인류가 긴급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지구에 파멸적인 재앙이 닥칠 수 있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지구 기후가 비상사태’라며 시국 성명을 발표했다.

153개국 과학자 기후 시국성명

환경·경제 심각한 재앙 경고

“지구 보존 위한 행동에 나설 때

인류 삶의 방식 바꿀 책무 있어

기후 위기, 막대한 고통 줄 것”

영국 BBC,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153개국의 과학자 1만 1000명은 5일(현지 시간) 발간된 국제 과학학술지 ‘바이오사이언스’에 공동 성명을 내고 “지구를 보존하기 위한 즉각적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기후 위기는 인류에 막대한 고통을 가져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성명은 전 세계가 기후 변화를 의제로 1979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처음 머리를 맞댄 지 꼭 40년 만에 나온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제 허비할 시간이 없다”며 “기후 위기는 이미 우리 앞에 도달했고, 과학자 대다수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심각하게 진행되면서 생태계와 인류의 운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논의가 지난 40년 동안 이어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위기를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서 인류는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화석연료를 저탄소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메탄 등 오염 물질의 배출을 줄이며 △지구 생태계를 보호하고 △육식보다는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며 △탄소 제로 경제를 구축하고 △인구를 억제한다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성명을 주도한 미국 오리건 대학의 윌리엄 리플 교수는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극단적인 기후의 급증 때문에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나섰다”며 “우리는 인류에게 어떠한 심각한 실존적 위협이라도 명확히 경고할 도덕적 책무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탄소 배출과 지표 온도 상승뿐 아니라 기후 이상의 원인과 결과의 중요한 지표들을 전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인구 증가, 육류 소비, 산림 감소, 에너지 소비, 화석연료 보조금을 포함한 광범위한 기후 위기의 지표들을 면밀히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또한 성명에서 “기후 위기는 고급스러운 생활방식에서 비롯된 과도한 소비와도 밀접히 연관돼 있다”며 비행기 승객 수의 급증, 각국 국내총생산(GDP)의 성장 등도 기후 위기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았다.

세계 200여 개 나라가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약)을 채택했지만, 주요 국가들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은 파리협약의 목표치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고 지적한 보고서도 이날 공개됐다.

파리협약에서 각국은 기온상승을 2도 미만으로 억제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기후 억제를 위해 자발적인 노력을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 추세대로라면 기온 상승 폭이 재앙적 수준인 3~4도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이번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제임스 매카시 하버드대 교수는 “온실가스 배출을 급속도로, 그리고 급격하게 줄이지 못하면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에 의해 환경과 경제에 재앙이 닥칠 것”이라면서 “이를 막으려면 기후 변화에 대한 대처 노력을 지금보다 2~3배 더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일부연합뉴스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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