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키우고 부작용 줄이고… 암환자 통합의학 치료 ‘주목’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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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는 저체온일 때 왕성하게 증식하므로 체온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암환자에게 좋다. 사진은 고주파 온열치료 장면. 파인힐병원 제공 암세포는 저체온일 때 왕성하게 증식하므로 체온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암환자에게 좋다. 사진은 고주파 온열치료 장면. 파인힐병원 제공

통합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흔히 알려져 있는 ‘양한방 협진’을 통합의학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그와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통합의학은 현대의학과 한의학뿐만 아니라 자연의학, 심신의학, 기능의학, 영양의학 등 모든 보완의학을 총동원한 치료법이다.

‘통합 암치료’란 통합의학적인 방법으로 암을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로 대표되는 현대의학적인 표준치료의 부작용을 줄이고, 면역력을 유지해 주고, 전이와 재발을 억제하는 다양한 치료가 여기에 속한다.

현대·자연·심신 의학 등 총망라

전이·재발 억제하는 다양한 치료

암 원인, 대사적 문제 훨씬 많아

면역치료·고주파 온열치료 효과

최근 면역세포치료 임상서 활발

김진목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파인힐병원 병원장)은 “현재 MD앤더슨병원,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암센터를 비롯해 2만여 기관에서 통합 암치료를 도입해 치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통합 암치료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지 못하고 있고 대학병원에서도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유전학적 원인 vs 대사적 원인

암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돌연변이로 암이 초래된다는 것이 유전학적 이론이다. 세포분열 시기에 무작위 돌연변이가 일어나 암세포가 되며, 체내 면역계가 제대로 암세포를 제거하지 못하면 무제한 복제를 통해 암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와는 상반되게 세포의 미세환경에 의해 암이 발병한다는 대사적 관점도 있다. 미세환경이란 암세포 주변 조직의 산성도, 산소 포화도, 영양상태, 온도 등을 말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산소가 부족하거나, 온도가 낮거나, 혈액순환이 잘 안 되거나, 산성체질일 때 암세포가 잘 자란다.

유전학적 개념에서 암은 예방하기 어려우며, 진단된 암 조직은 물리 화학적인 수단으로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 반면 대사적인 시각에서는 마음, 식사, 운동, 환경, 생활습관의 개선 등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인식된다.

김진목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암은 유전적 원인보다 대사적 원인이 훨씬 많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유전적 요인으로 암이 발생하는 것은 5~10%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환경적인 요인(특히 먹거리가 30~35%)이라고 발표했을 정도다”고 설명했다.

면역치료

최근에 개발된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가 각광을 받고 있다. 4기암이 완치되는 경우도 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악성 흑색종의 뇌 전이로 말기 상태에 있었는데, ‘키트루다’라는 면역관문억제제를 투여받고 암이 완치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후 모든 암 환자들이 면역항암제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효과가 있는 경우에는 완치가 될 정도로 극적인 효과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때도 있다. ‘모 아니면 도’ 식의 경향을 갖고 있고, 어떤 경우에 낫는지를 아직까지 정확히 예측을 못하는 실정이다.

면역항암제와 함께 최근 임상에서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는 것이 면역세포치료다.

우리의 몸 안에서는 항상 암세포가 있지만, 정상적인 면역체계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암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림프구이다. 하지만 면역력이 저하되면 체내에서 림프구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암세포를 원활하게 제거할 수 없게 된다.

이때 체내에서 림프구를 활성화하는 대신 체외에서 증식한 림프구를 몸 속에 주입해 암을 치료하는 것이 면역세포치료이다.

환자에게서 채취한 혈액에서 림프구를 분리하여 약 2주간 배양한다. 림프구는 인터루킨-2나 항CD3 항체에 의해 자극돼 활성화 증식을 시작한다.

2018년 처음 소개된 ‘CAR-T세포 치료’는 치료 성적을 획기적으로 향상했다. 하지만 너무 고액이라 환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단점이 있다.

고주파 온열치료

암세포는 저체온일 때 왕성하게 증식하기 때문에 암 환자는 체온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열요법에는 전신 온열요법과 국소 온열요법이 있다. 몸 전체를 데우는 방법과 암이 있는 곳만 열을 가하는 방법이다. 전신 온열요법은 혈액순환 촉진, 면역 증강, 근육 이완, 통증 감소 등의 효과가 있다. 국소 온열요법은 암세포의 세포막을 손상시켜 직접적으로 암세포를 파괴하는 효과가 있다.

최근 국내외 여러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고주파 온열치료’는 암세포가 열에 약하다는 원리를 이용해 암세포를 직접 궤멸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도 사실 열에 약해서 42.5도 정도면 손상을 받기 시작한다. 하지만 정상 세포는 열 손상에서 회복능력이 있고 암세포는 없어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괴사하게 된다.

최근 5년 사이에 임상 논문에 주로 발표되는 고주파 온열치료는 전기적 특성을 가지는 고주파 온열치료(온코써미아)이다. 이전에는 온도 상승에만 목표를 두었기 때문에(하이퍼써미아) 부작용도 많았고, 치료효과도 낮았다.

하지만 온코써미아는 전기적 특성을 이용해서 원하는 부위에 정확하게 고열을 축적할 수 있지만 피부에 부작용이 거의 생기지 않으며, 치료효과는 오히려 더 향상됐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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