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규모 현대차·현대중 노조 수장 누가 될까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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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초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집계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초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집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최대 규모의 현대자동차 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새 수장을 뽑는 선거 정국에 돌입했다. 두 노조의 선거 결과가 자동차업계와 조선업계는 물론 국내 노동운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강성 또는 실리 성향 중 어떤 후보가 뽑힐지 관심이 뜨겁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는 8대 임원 선거 후보 접수를 마감한 결과 4개 현장노동조직에서 4명의 후보가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 현장노동조직은 정치판으로 치면 정당처럼 세를 이뤄 활동하는 노조활동가들의 모임이다. 현대차 노조에는 5~6개의 크고 작은 노동조직이 선거 때마다 이합집산을 되풀이하며 집행부 장악에 도전한다.

현대차노조 8대 임원 후보 접수

강성 3명·중도노선 1명 ‘4파전’

2013년 후 강성후보 계속 당선

28일 1차 투표… 과반득표 필요

현대중 15~18일 입후보자 등록

현대차지부장(노조위원장)은 웬만한 소도시 인구 수와 맞먹는 4만 9000여 명의 조합원을 대표하고 연간 100억 원이 넘는 조합비를 운용하는 현장 최고 권력이다. 회사 내에서 공장장 등 고위 경영진과 동등한 위치에서 임금·단체교섭을 이끈다.

울산이 ‘노동의 메카’로 불리는 까닭에 노조위원장 경력을 토대로 시의원, 지방자치단체장, 국회의원 등 정계 진출을 타진하는 사례도 많다. 게다가 낙수 효과도 상당하다. 지부장과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수석부지부장, 사무국장 등 집행부 요직과 각종 위원회를 선점해 노조 살림과 활동 방향 등을 결정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강성 성향 3명과 중도·실리 노선 1명이 4파전을 형성했다. 특히 ‘올드보이의 귀환’이라 불릴 정도로 과거 노조위원장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후보가 여럿 출마했다. 후보자 면면을 보면, 기호 1번 안현호 후보는 ‘금속연대’ 소속으로 노조 수석부위원장을 지냈고, 1998년 현대차 정리해고 반대 투쟁을 이끈 인물이다. 기호 2번 문용문 후보는 ‘민주현장투쟁위원회’ 소속으로 4대 현대차 노조지부장을 지냈다. 기호 3번 이상수 후보는 실리·중도 노선 조직인 ‘현장노동자’ 소속으로 3대 수석부지부장을 역임했다. 기호 4번 전규석 후보는 여당격인 현 집행부 조직 ‘금속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소속으로 금속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상수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후보는 모두 강성으로 분류된다. 현대차 노조지부장 선거는 2015년 이후 2회 연속 당선한 강성 후보가 이번에도 당선될지, 아니면 2013년 이후 6년 만에 중도·실리 후보가 재탈환에 성공할 지가 관심사다.

현대차노조는 오는 28일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다음달 3일 2차 투표를 통해 새 지부장을 선출한다. 현재 하부영 제7대 노조지부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말까지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도 15일부터 18일까지 입후보자 등록을 실시한다. 후보군과 관련해 현재까지 강성 성향 조직 중 가장 큰 규모인 ‘분과동지연대회의’가 조경근 현 노조 집행부 사무국장을 지부장 후보로 선출했다. 야권이나 다름없는 일부 군소 현장조직도 물밑에서 후보 단일화 접촉을 시도하고 있어, 선거가 2파전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 노조는 2013년 20대 정병모 위원장을 시작으로 2015년 21대 백형록 지부장(금속노조로 변경)과 현 22대 박근태 지부장에 이르기까지 3차례 연속(6년) 강성 성향의 집행부가 선출됐다. 박근태 현 집행부 임기도 12월말까지다.

노조는 20일 입후보자를 확정 공고하고 25일 합동 유세를 거쳐 27일 전 조합원 투표를 진행한다. 권승혁 기자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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