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득, "억울하다"며 난동…변호인 "저도 하기 싫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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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살던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숨지게 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사진·42)이 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자 고함을 지르며 난동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재판 도중 변호인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창원지법 형사4부(이헌 부장판사)는 27일 살인·현주건조물방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인득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시민 배심원 9명 모두 안인득이 유죄라는데 동의했다. 전체 배심원 9명 가운데 8명이 사형, 1명은 무기징역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이날 배심원 다수 의견을 반영해 사형을 선고했다.

안인득은 선고 이후에도 "억울하다"고 고함을 지르는 등 난동을 피워 교도관들에게 끌려나갔다.

안인득은 선고를 앞둔 최후진술에서 "잘못은 인정하겠지만 나를 조현병 환자라고 하고 있지도 않은 과대망상을 거론하며 정신이상자로 내몬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국선변호인 2명을 향해서는 "제 입장을 설명해줄 것을 생각했지만, 불이익당한 것을 확인도 하지 않고 하소연을 했는데도 들어주지 않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불만은 결국 설전으로까지 번졌다. 안인득의 변호인은 최종변론 전 "변호인도 이런 살인마를 변호하는 게 맞는 걸까 고민했다. 저도 인간이다"면서 "그러나 우리법에는 징역형을 선고하는 사건에 필요적 변호사건이 있다. 변호사가 무조건 붙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이 사건을 저지른 안인득이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변호인으로서는 도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안인득은 "누구를 위해 변호하느냐" "변호인이 그 역할을 모른다"면서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변호인은 "저도 (변호)하기 싫다"고 말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그러면서도 "안인득은 피해·관계망상을 거쳐 사고가 전개되고 있으며 현실을 왜곡해 판단하고 있다"며 "이 불행한 사건의 책임을 오로지 피고인 한 명에게 묻고 끝낸다면 제2, 제3의 피고인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변론했다.

재판 이후 안인득 측은 항소의 뜻을 밝혔다. 안인득의 변호를 맡은 문일환 변호사는 기자들과 만나 "행위의 중대성 등을 고려했을 때 최고형을 예상했다"면서도 "피고인에게 사형이 선고됐기 때문에 항소를 포기할 수 없어 항소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재판 도중 "나도 하기 싫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당시 흥분한 상태였기 때문에 변호인으로서 적절한 답변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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