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 결혼 6개월 되도록 남편 장애 사실 눈치 못 챘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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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이주 여성은 결혼 중은 물론 이혼이나 사별 뒤에도 겹겹의 어려움을 겪는다. 갈수록 증가하는 다문화 가족의 해체에 대비해 부부 교육을 필수화하고 돌봄 서비스를 지원하도록 제안하는 연구가 발표됐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은 2일 이와 같은 내용의 ‘부산지역 다문화 가족 해체 현황과 지원 방안’ 연구보고서(책임연구 김혜정)를 발간했다.

부산 다문화가족 해체 보고서

이혼 비율 20년새 5배가량 늘어

연구에 따르면 부산 지역 다문화 가족 이혼 건수는 372건으로 전체 이혼 중 비율이 2000년 1.2%에서 5.6%까지 늘어났다. 2018년 여성가족부의 전국 다문화 가족 실태조사에서는 전체 조사 가구 중 16.4%가 이혼 또는 별거 상태였고, 4.8%가 배우자를 사별했다.

연구팀은 현황 분석에 더해 이혼 절차 중이거나 이혼 또는 사별한 부산 다문화 가족 이주 여성 18명과 한국 남성 2명을 심층 면접 조사했다.

다문화 가족은 시작부터 갈등에 취약했다. 중개업체를 거치면서 결혼 뒤 6개월이 지나도록 남편이 장애인인 걸 모르거나, 자녀 나이를 열 살 이상 차이 나게 알고 결혼한 경우가 있었다. 시집 식구들에게 경제적으로 착취당하거나 임신 중에도 남편에게 폭행당한 사례도 나왔다.

지난해 전국 다문화 가족 실태조사 결과 이혼·별거 사유는 ‘성격 차이’(52.0%)가 가장 많았지만 20대의 경우 ‘학대·폭력’(24.8%)이, 국내 체류 기간 5년 미만의 경우 ‘배우자 가족과의 갈등’(24.7%)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주 여성은 이혼 뒤에도 경제적, 정서적인 이중고에 처했다.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경우 자녀를 양육하지 않으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해서 대부분 양육권을 제외한 권리를 포기하기 때문이다. 여가부 실태조사에서도 이혼 또는 별거 중인 결혼이민자·귀화자의 94.9%는 직접 자녀를 양육하고 있지만 양육비를 받는 경우는 23.5%에 불과했다. 관계 단절에 차별적 시선이 더해져 우울증을 겪은 여성들도 많았다.

연구팀은 다문화 가족 해체 예방안 중 하나로 한국 국적 남편을 위한 교육을 의무적인 법무부 조기적응 프로그램과 연계해 필수화하자고 제안했다. 평등한 가족 관계를 위해서는 남편의 인식 전환이 우선이라고 본 것이다.

최혜규 기자 iwill@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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