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불어닥친 ‘일본발 관광 혹한’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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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여파로 한일 양국의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3일 평소 일본인 관광객 등으로 붐비던 부산 중구 신창동 국제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여파로 한일 양국의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3일 평소 일본인 관광객 등으로 붐비던 부산 중구 신창동 국제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올 10월 부산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이 30% 가까이 급감했다. 한·일 외교 마찰 직후에도 오히려 소폭 증가세를 유지하던 일본인 관광객이 처음으로 급감한 것이다. 일본발 ‘관광위기’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 나온다.

부산 방문 日 관광객 30% 급감

항공권 취소 수수료 등 비용 발생

7~9월 괜찮았지만 10월엔 감소

내년 도쿄올림픽 등 악재도 남아

3일 부산시가 발표한 ‘2019년 10월 외국인 관광객 부산방문 동향보고’에 따르면 올 10월 부산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4만 148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만 8858명에 비해 29.5%나 감소했다. 부산 방문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인이 급감하면서 중국(9.7%), 대만(14.6%), 베트남(24.1%)이 늘어났음에도 10월 전체 숫자는 전년 수준에 그쳤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따라 한·일 외교 관계가 급격히 경색된 7~9월에는 일본인 관광객 급감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7월에는 전년 대비 오히려 12.7% 늘었고 8월에는 5% 감소했지만, 9월에는 다시 0.4% 소폭 증가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일본인 관광객들 사이에 일종의 ‘여행 시차’가 발생, 석 달여간의 조정기간을 거쳐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파급효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 미리 계획해 뒀던 여행을 취소하면 항공권, 호텔숙박에서 취소 수수료 등 각종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부산관광공사 문영배 글로벌마케팅팀장은 “일본 관련 이슈가 한창 시끄러웠던 7월에도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9월까지는 괜찮겠지만, 10월 이후가 걱정이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관광산업이 부산의 미래 먹거리가 되려면 일본인 관광객이 연간 60만 명은 와 줘야 하는데 여파가 장기화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10월까지 부산을 찾은 일본인 누적 관광객은 45만 8323명이다.

내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도 부산 관광업계에는 악재다. 도쿄올림픽에 발맞춰 일본인들의 시선은 일본 국내로 자연스레 향하게 되는데, 일본과 가장 가까운 관광지인 부산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평창올림픽 때 강원도에 관광 특수가 집중됐던 것과 비슷한 이치다. 만일 일본인 관광객 감소세가 내년 여름까지 지속돼 도쿄올림픽과 자연스레 이어진다면 여파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부산의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300만 명 규모를 회복한 일본인 관광객이 내년에는 100만 명 이상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장기적으로 일본과 중국 의존도를 벗어나 동남아, 중동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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