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정해인 “아마 마지막이 될 학생 역할… 더 절실히 연기”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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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로서 본격적 도전에 시동을 건 작품이죠.”

영화 ‘시동’으로 연말 극장가에 출격하는 배우 정해인(31)이 개봉을 앞둔 소감이다. 이유를 묻자 “선택과 결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작품”이라는 가볍지 않은 답변을 내놓는다. 조금산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에서 정해인은 의욕이 앞서는 반항아 ‘상필’로 변신했다. 전작인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보여준 달달한 연기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관객 만날 준비에 한창인 정해인을 서울 모처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철부지 청소년 ‘상필’ 연기

이미지와 달리 상필이랑 비슷해요

어중간하고 평범한 점이 그렇죠


연기자로서 도전에 ‘시동’ 건 작품

다양한 연기에 도전해야겠다 다짐

좋은 작품 선보일 책임감 느껴요


■영화 ‘시동’서 의욕 앞서는 청소년 役

정해인이 그린 ‘상필’은 철부지 청소년이다. 돈을 벌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사회에 뛰어들지만,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조차 모른다. 그러다가 만만치 않은 세상을 경험하면서 한층 성장하는 인물이다. 정해인은 “반항기 가득하지만 상필이 가진 아이 같은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욕설 대사와 흡연 연기가 있었지만 어설프게 표현한 것도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캐릭터의 ‘일탈’보다 ‘성장’에 초점을 맞춰 불우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단다.

본인의 통통 튀는 10대 연기에 대해서는 “올해 서른한 살인데 왠지 청소년 연기가 마지막일 것 같았다”며 “그래서 더 절실하게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작품을 하며 본인의 학창시절도 꽤 생각났단다. “그동안의 이미지와 많이 다르지만 저는 상필이랑 비슷해요. 할머니와 함께한 것도, 어중간하고 평범한 점도 그래요. 상필이처럼 친구에게 많이 의지했던 것 같아요. 유행하는 옷, 헤어스타일 등을 따라 하는 평범한 아이였죠.”


■“배우로서 본격적인 출발 알린 작품”

영화에는 유쾌한 장면이 가득하다. 정체불명의 주방장인 ‘거석이형’을 맡은 마동석의 반전 행동이나 자존심만 센 ‘택일’이 내뱉는 예상 밖의 발언 등이 그렇다. 마동석이 새침한 표정으로 단발머리를 귀 뒤로 넘길 때나, 분홍색 옷을 입고 걸그룹 댄스를 깜찍하게 따라 출 땐 웃음이 절로 난다. 정해인은 “현장 분위기도 밝아서 작품을 하며 힐링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보던 마동석 배우를 처음 만났을 땐 연예인을 만난 느낌이었다”며 전했다. 그는 “웹툰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마동석 배우가 가장 높은 것 같다”고 웃었다.

정해인은 ‘시동’을 배우로서 본격적인 출발을 알린 작품이라 했다. 극 중 새로운 모습에 도전한 게 첫 번째 이유이고, 영화 전반에 깔린 ‘책임감’이란 메시지를 다시금 마음 깊이 새겼다는 점이 그렇단다. 그는 “작품을 시작할 때 매번 선택지가 주어진다. 어떤 것이든 명확하고 완벽한 것은 없는 것 같다”며 “이번 영화를 하며 그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더욱 열심히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고 가지런한 마음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중심 메시지 ‘책임감’…응원 메시지

작품의 중심 메시지인 ‘책임감’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봤단다. 정해인은 “어른이라면 자기가 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저는 연기를 하는 사람이다 보니 배우로서의 책임을 함께 생각하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 성실하게 연기하는 건 기본이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 책임이 조금씩 커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 정해인은 차분한 목소리로 청소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캐릭터를 연기하며 청소년들이 가질만한 고민을 마음으로 이해하게 되어서다. 그는 “상필은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라 방황한다”며 “나 역시 비슷한 과정을 겪고 스물세 살이 되어서야 진로를 결정해 공감이 갔다”고 했다. “상필이나 저처럼 뭘 잘하는지 모르는 분들의 고민을 이해해요. 정답은 없으니 일단 뭐든 해보라는 게 30대 형으로서의 조언이에요. 하하하.”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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