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성매매 집결지' 범죄수익 첫 환수…완월동 폐쇄 첫발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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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최대 성매매 집결지 ‘완월동’ 업소 건물주에 대한 범죄수익 환수가 처음으로 이뤄졌다. 위 사진은 부산 서구 충무동에 위치한 ‘완월동’ 전경. 부산일보 DB 부산 최대 성매매 집결지 ‘완월동’ 업소 건물주에 대한 범죄수익 환수가 처음으로 이뤄졌다. 위 사진은 부산 서구 충무동에 위치한 ‘완월동’ 전경. 부산일보 DB

경찰이 부산에서 처음으로 성매매 집결지 내 업소의 범죄수익을 국가로 환수하는 데 성공했다. 전국 대표적 성매매 집결지인 대구 자갈마당의 경우, 지자체가 재개발을 진행하면서 경찰이 성매매 건물주에 대해 범죄 수익 환수를 함께 실시해 폐쇄를 이뤄냈다. 완월동에서도 첫 범죄 수익 환수가 이뤄져, 폐쇄가 순조롭게 첫발을 내딛게 됐다.


부산일보 보도 후 업소 수익 몰수 속도

경찰, 법원에 기소 전 보전신청

성매매 알고도 건물 빌려준 혐의

2개 업소 3억여 원 인용결정 받아

지원조례 통과로 단속 더 탄력


부산경찰청은 “부산 서구 충무동 성매매 집결지 ‘완월동’ 내 업소 2곳을 적발해 건물에 대한 기소 전 몰수 보전을 신청했고, 약 3억 5000만 원에 대한 인용 명령을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곳은 완월동 내 업소 2곳의 건물로 각 6000만 원과 2억 9000만 원의 인용 결정을 법원으로부터 최근 받았다. 이들 건물주는 성매매 장소로 사용되는 것을 알고도 건물을 빌려준 혐의(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이는 부산 내 성매매 집결지 업소에 처음으로 이뤄진 인용 결정이다. 성매매 특별법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불법 성매매 영업 혹은 처분에 의해 얻은 재산을 범죄수익으로 보고 몰수·추징할 수 있다.

기소 전 몰수 보전은 장래 행해질 몰수 또는 추징 명령의 집행을 위해 공소 제기 전에 대상 재산의 처분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명령이다. 경찰이 신청하면 검사가 청구하고 법원이 명령을 한다. 추후 재판에서 ‘몰수 판결’이 확정될 경우 해당 재산은 국고로 편입돼, 공매 등을 통해 처분된다.

기소 전 몰수 보전은 개인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매우 강력한 조치다. 완월동에 첫 몰수 보전이 이뤄진 것은 폐쇄에 대한 경찰과 법원의 강력한 의지가 작동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부산일보〉의 ‘완월동 이제 홍등을 끄자’ 기획 시리즈 첫 보도 이후인 올 8월부터 경찰은 법원에 기소 전 몰수 보전을 신청했다. 부산에서 성매매가 이뤄지는 오피스텔 등 건물을 몰수 추징한 적이 있지만, 성매매 집결지에서 영업 알선 범죄로 얻은 재산을 몰수·추징한 사례는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오피스텔 등 성매매 업소 등과 달리 성매매 집결지 업소는 모든 계약이 구두로 이뤄지기 때문에 임대 사실, 영업 기간 등을 알기 어려워 증거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며 “새로운 방식으로 성매매 영업 사실과 임대 사실을 확인해 이번 보전 인용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올해만 완월동 내 불법 성매매 관련 사건 36건을 적발해 관련자들을 입건했으며, 8월 이후 약 20건의 모든 사건에 대해 기소 전 몰수 보전 신청을 이어오다 올 11월 2건의 인용 통보를 받았다.

그동안 전국의 대표적인 집결지 폐쇄 사례를 보면, 범죄 수익 환수가 업소의 재개업을 방지하고 여성의 재유입을 막았다. 대표적으로 대구 자갈마당 폐쇄와 관련, 대구지법은 올 10월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업주와 이들에게 건물을 임대한 건물주들을 기소해 성매매 수익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토지·건물·예금 채권을 몰수하기도 했다.

게다가 13일 부산시의회에서 성매매 여성들을 지원하는 조례가 통과돼 경찰의 단속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을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 때마다 업주들과 여성들이 생존권을 이유로 단속 유예를 주장해 왔다”며 “지원책이 마련되니 단속과 수사가 한층 부담이 덜해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해당 서구청 관계자는 “건물 대장을 보면 2000년 이전 건물허가를 받은 곳이 90% 이상이다”며 “집결지가 한창 잘될 때부터 벌어들인 금액을 합산하면 엄청난 돈을 벌었다고 봐야 하며, 게다가 건물이 집안 대대로 상속되는 경우가 많아 세대를 걸쳐 부를 축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폐쇄를 진행하면서 범죄 수익을 환수하는 데 속도를 붙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사)여성인권단체 살림 관계자는 “폐쇄와 지원, 단속이 삼위일체로 이뤄져야 범죄로 얼룩진 집결지를 제대로 폐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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