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그랜드호텔, 31일 결국 폐업…노조 강력 반발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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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을 이유로 올 12월 31일 자로 폐업을 결정한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 강선배 기자 ksun@ 경영난을 이유로 올 12월 31일 자로 폐업을 결정한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 강선배 기자 ksun@

부산 대표 특급호텔인 해운대그랜드호텔이 30일부터 폐업(부산일보 8월 28일 자 2면 등 보도) 절차에 들어간다. 폐업을 강력히 반발하는 호텔 노조 측은 건물 내 노조 사무실을 점거, 출근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어서 노사 간 갈등이 극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사측, 31일 오후 2시 영업 종료

노조, 사무실 점거 출근 투쟁

30일 부산 그랜드호텔은 “31일 오후 2시부터 영업 종료를 확정했다. 이때부터 호텔 내 모든 업장의 운영을 중단한다. 직원도 출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텔 측은 30일 입실 고객을 마지막으로 추가 고객을 받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호텔 측은 지난 8월 ‘12월 31일을 끝으로 해운대그랜드호텔이 폐업한다’고 선언했었다.

호텔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지속하는 데다, 경쟁 업체가 늘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경영을 위한 자금 유치 등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적자 등 문제로 불가피하게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호텔 측은 현재까지 관할 구청인 해운대구청에 폐업 신고를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 폐업을 위해서는 호텔 측이 구청에 정식 폐업 신고를 해야 한다. 호텔 측은 "31일에 영업을 종료하고 영업 허가증을 반납한 이후 추후 세금 신고 등 법적 절차를 거쳐 폐업 신고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호텔 노조는 “고용 승계가 보장되지 않았다. 직원들을 거리로 내모는 일방 폐업을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노조 측은 호텔 내 노조 사무실을 점거하고 출근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옥경 해운대그랜드호텔 노조위원장은 “노동법상 단체 협약에 따라 노조사무실 점거 입장을 밝히자, 사측이 노조원들이 출근해도 영업 종료 시점 이후부터 호텔 문을 폐쇄하겠다고 했다”며 “발전기를 돌릴 연료 등을 준비해 장기간 호텔 내부 사무실 점거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순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사무국장은 “사측이 적자 등 이유로 폐업을 선언했는데, 지난 3년간 누적 흑자만 60억 원이 넘고 부동산 시세 차익만 하더라도 1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고용 승계 등을 외면한 위장 폐업, 밀실 매각을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올 6월께 해운대그랜드호텔과 호텔 건물 매각 관련 업무협약(MOU)을 극비리에 체결했던 서울지역 대형 시행사 A업체가 고용 승계, 노조 반발 등을 이유로 호텔 매입 의사를 철회했다.

곽진석 기자 kwak@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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