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춘문예-시조 당선 소감] 겨울 모과나무처럼 꿋꿋하고 치열하게 쓸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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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숙 장남숙

잎 다 지고도 노랗게 매달린 모과를 애타게 바라보고 있는 순간 수상 소식을 들었습니다.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슴 속에 아름다운 꽃 한 송이 품고 산다고 생각합니다. 제게는 아름다운 우리 시조가 그렇습니다.

시어는 간당간당 손끝에서 흔들리고 잡힐 듯 잡히지 않아 애를 태우는 나날이 길어졌습니다. 지독한 짝사랑이었습니다. 그러나 수십 번의 퇴고를 거쳐 한 편의 작품을 만나는 날은 가슴이 뛰었습니다. 부산시조시인협회에서 주관하는 연수를 통해 시조에 입문한 후 그 매력에 빠져 여기까지 왔습니다. 추위에도 저렇게 매달린 모과처럼 꿋꿋하게 치열하게 열심히 쓰겠습니다. 그래서 세상을 밝히는 일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점심시간인가 봅니다. 아이들이 모과나무 아래에서 뛰놀고 있습니다. 쓸쓸한 운동장의 아이들은 노란 모과 같습니다. 아이들이 더 환하게 빛날 수 있도록 아이들 가슴마다 꽃 한 송이 심어주겠습니다. 선암의 아이들과 함께 우리 시조를 외우고 쓰겠습니다. 시조의 힘이 아이들을 상상력과 창의력이 강한 아이로 자라게 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가슴 떨리는 기쁨을 안겨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과 부산일보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시조의 길을 함께 걷는도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가족과도 기쁨을 나누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약력 : 1964년 출생. 부산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 동대학원 석사 졸업. 선암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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