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유학생 사망사고 해결, 정부 적극 나서라”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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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지현 양 사고 대책위 조동주 사무국장

“외교부는 25명이 숨진 ‘헝가리 다뉴브강 사고’에 대해서는 즉각 대처했지만, 스페인에서 숨진 한 사람의 목숨에 관해서는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고 이지현 양 조속한 문제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조동주 사무국장은 정부의 안일한 대처만 생각하면 화를 참을 수가 없다. 정부가 지난달 20일 스페인 마드리드 관광청을 지나다 석재 파편에 맞아 숨진 이지현 씨 사고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현 씨는 스페인 유학을 마치고 귀국을 앞둔 상황에서 변을 당했다. 그는 “스페인 정부는 유족에게 지현 씨 사고 경위조차 알려주지 않고 있다”며 “이럴 때 정부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다면 국민으로서 국가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현지서 관광청 석재 파편 맞고 숨져

스페인 정부 무성의 대처 일관 항의

부산 시민단체 주도 국회서 회견

조 국장은 지현 씨의 억울한 죽음을 호소하고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끌어내기 위해 대책위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대책위는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에서는 지현 씨의 숙부 이창우 씨, 김종대 정의당 의원, 장경욱 변호사 등과 함께 했다. 또 대책위는 호소문을 제작해 SNS 등에 배포하고, 언론 등을 통해 이번 사건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30일에는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했고, 이그나시오 모로 주한 스페인 대사를 만나 유가족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지난달 24일 유가족과 부산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그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부산연합 이성우 의장이 딸을 안타깝게 보내는 걸 보면서, 아픔이 있을 때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해 대책위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 의장은 평소에 힘들다는 말을 일절 안 하는 사람인데, 스페인 정부의 안일한 태도에 너무 힘들다고 말한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대학 시절 학생운동에 전력했던 그는 졸업 뒤 평범한 직장 생활을 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이대로는 안된다. 의미 있는 일을 하겠다’고 결심하고 2015년부터 범민련에 들어가 올해부터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지현 씨의 아버지 이성우 씨와 인연도 범민련에서 시작됐다.

조 국장은 이 의장에 대해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사람이다. 자기 것 챙기지 않고 심지가 굳다. 후배로서 항상 배우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족은 현재 마드리드에서 진상 규명이 제대로 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사건의 원인이 인재인지, 자연재해인지 명명백백하게 밝히기 위해선 우리 외교부에서도 이 문제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유족의 결정에 따라 지현이 시신이 고국에 무사히 돌아오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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