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인사이트' 보일링 포인트, 제1부 역전된 세계…'기술빅뱅' 연달아 일어난 특별한 10년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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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방송되는 KBS1 '다큐인사이트'는 2020 신년기획으로 '보일링 포인트' 3부작의 <제1부 – 역전된 세계> 편으로 시청자를 찾아간다.


세계가 가상을 향해 끓어오른다. 소셜미디어의 확산, 인공지능의 획기적인 도약이 현실을 엄청난 속도로 빨아들인다. 가치의 대혼란 속에 정치 갈등과 증오가 뉴노멀이 되어 버린 시대. 지난 10년간 벌어진 전대미문의 대변동을 기술사회의 관점에서 읽어내어, 현실을 엄청난 속도로 빨아들이는 소셜미디어,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가상이 지배하는 세상을 새롭게 이해해 본다.


지난 10년 기술의 대변혁은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2020년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앞으로 10년, 이 세상의 변화를 앞서 예측하기 위해 읽어내야 할 이 시대의 중대한 징후는 무엇인가? 다큐인사이트 보일링 포인트 2020 신년기획 <보일링 포인트> 3부작에서는 이미 질적으로 변한 대한민국에 던지는 빅 퀘스천에 대한 답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이제는 가상의 지배를 이해하는 자가 2020년대의 한국을 이해할 것이다.



▶‘기술빅뱅’이 연달아 일어난 특별한 10년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먼저 미래에 도달한 국가일지 모릅니다”

“대한민국은 보일링 포인트를 이미 지나고 있다?”


터미네이터, 블레이드 러너, 2020 원더키디..... 모두가 지목했던 2020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상상해온 2020년은 과연 어떤 해일까? 지금의 인간들은 그 상상을 현실로 끌어내는 데 성공했을까? 지난 2010년, 인류에게는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10년이 시작되었다. 아이폰4가 처음으로 출시된 해이자 전화, 문자, 메신저를 전부 대체한 카카오톡이 출시된 해, 우리가 일상을 업로드하는 인스타그램과 승차 공유 서비스인 우버가 등장한 해인 2010년. 그 후 10년 동안 5억 명에 그쳤던 페이스북의 가입자 수가 기독교 인구를 추월했고, 인공지능이 이세돌을 이겼으며, 비트코인이 실물의 가치를 뛰어넘었다. 단 10년간의 기술 발전으로 인해 우리의 생활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다. 과거의 기술 변혁은 삶을 발전시키는 데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인류의 사고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 현실 세계가 가상으로 업로드 된다


이제 우리는 현실과 가상 중 하나를 바꾸어야 한다면 현실을 바꾼다. 전 세계가 스튜디오화 되고 있다. 이제 사진은 단순히 나의 기억을 보관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보다 더 나다운 무언가가 되었다. 우리는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위해 여행하고 집을 수리한다. 함께 있던 사람들과 즐거웠던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사진을 게시하면서 받을 ‘좋아요’나 관심이 우선시된다. 부엌의 상부장을 없애 카페처럼 만들거나, 셀카가 잘 나오는 조명을 설치하는 등 집수리의 기준마저 내가 아닌 SNS의 나에게 맞춘다. 현실의 아름다움보다 사진상의 아름다움을 위해 얼굴마저 바꾸는 것도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 대체 왜 이렇게 우리는 업로드에 집착하게 된 걸까? 그 이유는 소셜미디어의 ‘좋아요’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온라인에서 ‘진짜 나’를 찾는 시대. ‘좋아요’의 개수가 새로운 계급이 되었고 ‘좋아요’를 얻기 위해 모두가 각자도생한다. 소셜미디어의 ‘좋아요’가 가져온 사회적, 문화적 변화의 실체를 재해석한다.


▶가상에서의 여론이 현실의 여론을 지배한다.


정치의 공론장 역시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바뀌었다. 종교 민족 분쟁이 심한 미얀마에서는 페이스북에 올라온 가짜 뉴스가 대량 학살 사태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10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학살당했다. 이로 인해 2017년 페이스북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가짜 뉴스와 관련된 계정들을 정지시켰다. 같은 해 영국에서는 총선과 관련된 글을 올렸던 트위터 계정들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동일한 해시태그를 걸고 하루에 50개 이상의 글을 올리는 계정들은 인터넷상에서 자동화된 작업을 실행하는 응용 소프트웨어, 즉 봇(BOT)일 거라 예상되었다. 그러나 조사 결과 그들은 실제 열성 지지자들이었다. 그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봇(BOT)처럼 반복적으로 글을 올렸으며 이들의 글은 6월 조기 총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터넷상에서 우리는 더이상 봇과 사람을 구별할 수 없어졌다. 가짜 뉴스는 검증되지 않은 채 게시되고, 봇 같은 사람들과 사람 같은 봇들은 그 뉴스를 퍼나른다. 신념이 곧 진실이 된다. 일자리의 자동화보다 경계해야 할 의식의 자동화가 시작되었다. 이 같은 온라인상의 여론은 오프라인에도 영향을 미치고 그 과정에서 가상은 현실보다 더 단단해져 간다. 우리는 흔히 가상은 현실의 거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거울처럼 현실을 비추는 것을 넘어 이제 가상은 힘을 가지고 단단해져서 현실 너머로 위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가상과 현실이 역전된 시대다. 현실보다 강력한 소셜미디어. SNS 속의 나를 위해 현실을 바꾸고, 인터넷에서 본 글은 제대로 된 근거 없이도 진실처럼 여겨진다. 현실이 본질이고 가상은 그림자라는 도식 자체가 흔들린다. 상화 세계가 현실을 교란시키고 있는 현상을 가상화 혁명의 관점에서 이해해 본다.


다큐 인사이트 2020 신년기획 <보일링 포인트> 제1부 - ‘역전된 세계’는 2020년 1월 2일 목요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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