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지현 씨, 스페인서 눈물의 장례미사
속보=스페인 마드리드 관광청을 지나다 떨어진 석재 파편에 목숨을 잃은 고 이지현(부산일보 2019년 12월 26일 자 2면 등 보도) 씨의 장례 미사가 1일(현지시간) 오후 7시 스페인 마드리드 ‘치유의 성모 장례식장’에서 전홍조 주스페인대사와 현지 교민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지현 씨의 외국인 친구들도 찾아와 장례식장은 한순간에 울음바다로 변했다. 지현 씨가 숨지기 전 친구들을 위해 산 선물을 부모가 대신 전달했고,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친구들은 그 자리에서 유가족과 얼싸안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
마드리드 한인 사회 주도
교민·친구 등 70여 명 참석
스페인 관계자 아무도 안 찾아
전하지 못한 고인의 선물
외국인 친구에 전달 눈물바다
식장을 찾아온 일본인과 중국인 4명은 지현 씨와 낯선 타지인 바야돌리드에서 공부하며 위로를 해주던 ‘절친’들이었다. 지현 씨 부모가 전달한 파란색 철제 박스 안에는 지현 씨가 숨지기 1시간 전 마드리에서 친구들을 위해 구매한 선물과 사진, 편지 등이 담겨 있었다.
이번 미사는 마드리드 한인 사회가 주도해 이뤄졌다. 성당에 다니는 한인들 중심으로 유가족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현 씨 어머니 한경숙 씨는 “전혀 예기치 않게 큰 슬픔을 겪고 있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미사에는 스페인 정부나 마드리드시 관계자의 조문은 없었다. 또 현재 스페인은 겨울 연휴 기간이어서 시신 운구를 위한 행정적인 절차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현 씨 아버지 이성우 씨는 “스페인 당국에선 어떤 메시지도 없었다. 휴가 기간이니 그냥 너희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태도”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에 앞서 영화감독이자 미술가인 아르투르 프린스(47) 씨는 지난달 31일 지현 씨 유가족을 저녁 식사에 초대해 그림을 선물했다. 프린스 씨는 “고인을 생각하며 그린 그림으로, 그녀의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는 걸 표현했다”고 말했다.
한편 오거돈 부산시장도 이번 사건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지난달 30일 “스페인 정부의 안일한 태도에 너무나 안타깝고 화가 난다”며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측에 이 참담한 상황을 전달했다”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