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비극’ 故 이지현 씨 고향으로 돌아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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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불의의 사고로 숨진 이지현 씨가 부산으로 들어왔다. 8일 오후 김해국제공항으로 돌아온 이 씨의 부모 이성우·한경숙 씨가 마중 나온 지인들과 슬픔을 나누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스페인에서 불의의 사고로 숨진 이지현 씨가 부산으로 들어왔다. 8일 오후 김해국제공항으로 돌아온 이 씨의 부모 이성우·한경숙 씨가 마중 나온 지인들과 슬픔을 나누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속보=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숨진 고 이지현(부산일보 지난달 26일 자 2면 등 보도) 씨가 8일 부모와 함께 그리던 한국으로 돌아왔다.

8일 오후 7시 10분께 김해공항 국제선 입국장. 지현 씨의 아버지 이성우·어머니 한경숙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불귀의 객’이 된 딸을 데리러 마드리드로 떠난 지 18일 만이다.

어제 오후 인천공항 거쳐

차량 편으로 밤 늦게 부산 도착

시민장례식장에 빈소 마련

유족 “고통의 시간 많은 분 위로”

대책위, 진상규명·처벌 촉구

국회 외통위 “정부 차원 나설 것”

이날 조동주 시민대책위 사무국장 등 시민단체 관계자 30여 명이 입국장에서 부부를 맞이했다. 이들과 이 씨 부부는 만나자마자 서로 부둥켜 안았다. 말 한마디 없었지만, 슬픔과 위로의 공감 속에서 흐르는 눈물은 끝이 없었다. 먼 이국 땅에서 슬픔과 고통으로 지친 표정의 이 씨는 “앞으로 지현이 없이 어떻게 살아야할지, 의미가 없다. 어머니와 아버지도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다”고 아픔을 토로했다. 조 국장은 이날 "우리가 부부를 꼭 껴안아 줄 것이다. 앞으로 지현이를 위해 스페인 당국과 계속 싸울 예정이다. 그러나 자식 잃은 상심을 어떻게 달래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현 씨는 부모 곁에 보이지 않았다. 지현 씨는 까다로운 서류 작업 탓에 항공기 대신 장례업체 차량으로 이동했다. 이날 오후 3시께 인천국제공항으로 부모와 함께 돌아온 지현 씨는 오후 10시께 부산진구 시민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지현 씨 부모는 공항에서 간단한 인사를 마친 뒤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힘겹게 고향으로 돌아온 딸을 빈소에서나마 정성껏 맞이하기 위해서이다. 이날 숙부 이창우 씨 등 다른 가족들은 빈소에 먼저 도착해 지현 씨를 기다렸다.

장례식은 삼일장으로 열린다. 발인은 10일이며 장지는 기장군 부산추모공원이다. 9일에는 ‘고(故) 이지현 양 추모, 가족 위로의 밤’ 행사도 열린다. 이번 사건을 함께 슬퍼해 준 시민들을 위한 자리이다. 가족들에게 ‘찰보배’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그녀는 다시 부산에서 영원한 잠에 든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국회에서 외교통일위원회 간사 정병국(무소속) 의원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정부 차원에서 유가족 뜻대로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며 “유족이 의문점이 남지 않도록 스페인 정부에 주스페인대사 이름으로 공정한 수사를 요구하라”고 말했다.

또 정 의원은 이 자리에 함께한 외교부 해외 안전관리기획관에게 직접 대책을 지시했다. 또한 외통위에서 이 사건을 공론화해서 공동대응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창우 씨는 “사건의 정확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라며 “앞으로 제2의 지현이를 막기 위해선 ‘영사조력법’에 따라 영사 인력·예산을 늘리고, 대사관의 전문성 또한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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