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간판 내린 ‘매정한’ 윤상직, 기장 군민들 ‘부글부글’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윤상직 국회의원 지역 사무실이 있던 부산 기장군 기장읍 죽성사거리의 한 건물에서 국회의원 사무실 간판이 철거됐다. 윤상직 국회의원 지역 사무실이 있던 부산 기장군 기장읍 죽성사거리의 한 건물에서 국회의원 사무실 간판이 철거됐다.

“아직 임기가 5개월이나 남았는데….”

윤상직 의원. 윤상직 의원.

윤상직(부산 기장) 국회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지 며칠 안 돼 자신의 지역 국회의원 사무실의 간판을 내리고 문을 닫아 지역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임기를 5개월이나 남겨두고 지역 사무실을 폐쇄한 것은 지역 민원의 통로를 막아 버리고, 주민들의 선택을 받은 지역의 대표로서 책무와 예의를 저버리는 무책임한 처사라는 것이다. 앞서 불출마를 선언했던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이 여전히 지역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은 윤 의원과 뚜렷이 대비된다.

‘총선 불출마’ 선언 9일 만에

지역 사무실 간판 내리고 폐쇄

“임기 5개월이나 남았는데…”

주민 “책무와 예의 망각” 비난

윤 의원은 지난 5일 지역 사무실이 있던 부산 기장군 기장읍 죽성사거리의 한 건물에서 국회의원 간판을 떼어내고 사무실 문을 닫았다. 윤 의원이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 9일 만이다. 사무실 직원들도 1명(비서)을 제외하고 서울로 올라갔다.

윤 의원이 국회의원 사무실의 간판을 내리자, 유동 인구가 많은 죽성사거리를 지나는 일부 당원과 주민들이 이를 목격했고, 이 사실은 지역 정가에 널리 퍼졌다. 당원과 주민들은 하나같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당원은 “지역 민원인들은 지역 사무실을 찾아 여러 가지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국회의원 임기가 5개월이나 남은 시점에 사무실을 폐쇄하면 이제 주민들은 서울로 올라가 민원을 얘기해야 하느냐”며 “군민이 뽑은 지역의 대표로서의 책임을 임기 중 저버린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기장군이 단일 선거구가 된 뒤 처음으로 당선된 국회의원으로, 기장군을 대표하는 첫 지역구 의원이다. 기장군은 해운대구와 해운대기장(갑·을)으로 선거구가 합구가 돼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단일 선거구로 떨어져 나왔다.

지역에서는 윤 의원이 지역을 잘 챙기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던 만큼 이번 사무실 폐쇄가 더 큰 실망감을 줬다는 분위기다. 특히 윤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이후 불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황교안 대표 체제에 들어서면서 불출마를 번복하는 등 최근 불출마 선언까지 과정도 명예롭지 못했다는 것이 당내의 중론이다.

한국당의 한 지역 원로는 “당의 쇄신을 촉구하거나 당을 위한 희생을 강조하며 불출마 결정을 내린 한국당의 다른 현역 의원들과 달리 윤 의원은 불출마를 번복했다가 당내 분위기와 흐름에 떠밀리듯 다시 불출마를 선언하는 모습으로 비쳤다”며 “마지막까지 지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 측은 “국회의원 간판과 사무실을 그대로 두면 유권자들이 헷갈릴 수도 있다”며 “불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에 같은 당 예비후보와 출마 예정자를 위해 사무실 간판을 내려 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또 “지역에 비서 1명이 남아 있기 때문에 민원을 듣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서 불출마 의사를 밝힌 한국당 김무성·김세연·김도읍 의원은 지역 국회의원 사무실을 여전히 운영하고 있다. 임기가 끝날 때까지 지역 사무실 폐쇄 계획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출마 의원의 보좌진 중 한 명은 “지역 사무실은 지역 민원의 창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임기까지 당연히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