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선언 뒤 '버럭' 여상규가 달라졌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9일 전체회의를 열고 ‘데이터 3법’ 등을 처리했는데,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사진) 법사위원장이 사실상 직권으로 회의를 개의한 배경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날 법사위는 전날(8일) 밤 10시 9분에 갑작스레 일정이 공지됐다. ‘9일 오전 9시 30분에 제1소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어 오전 10시에 전체회의를 한다’는 내용으로 여야 간사의 합의가 없었다. 같은 당 심재철 원내대표와도 협의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야당 간사(김도읍 의원)가 불출마를 선언하고 연락이 되지 않아 협의가 안 됐는데, 여 위원장이 법안 통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일정이 잡혔다”고 말했다.
법사위 직권 개의 궁금증 증폭
법무장관 청문회 때도 秋 감싸
여 위원장 측은 직권으로 결정한 것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 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소속 정당의 방침과 관계없이 ‘국익을 위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 위원장 측은 “국익에 도움이 되는 민생법안을 법사위에서 처리하겠다는 정치적인 이상을 실현한 것”이라며 “불출마를 하면서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판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추미애 당시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서도 여 위원장은 추 후보를 감싸는 듯한 발언으로 같은 당인 한국당 의원들로부터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이날 여 위원장은 청문회 시작 전 "오늘 본회의 개의와 청문회 끝 시점을 어느 정도 맞춰야 한다"는 발언을 해 한국당 정점식 의원으로부터 "후보자가 좋아할 말을 먼저 하신다"는 '야유'를 받았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그건 위원장 생각이시고"라며 여 위원장의 발언을 막아섰다.
여 위원장은 이어 "쟁점도 별로 없던데"라며 추 후보자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반면 이날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추 후보자에게 "당대표까지 했으면 책임 있게 준비해야지 현직 의원이 의회를 이렇게 무시하면 되냐"고 역정을 내 여 위원장과는 상반된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해 법사위 운영 과정에서 여당 의원을 향해 '버럭'하던 모습과는 대비된 최근의 모습에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불출마 선언 후 여 위원장의 의욕이 떨어진 때문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9일 법사위 문턱을 넘은 ‘부동산소유권 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을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법안은 여 위원장이 입법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법 통과를 위해 여 위원장이 데이터 3법 등을 ‘제물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법사위 관계자는 “다만 여 위원장이 이 법안 통과에 목을 매는 이유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민지형 기자 oasis@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