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우한 폐렴’ 공포…우한시 ‘기차·비행기’ 전격 중단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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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착용한 승객들이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히스로공항 터미널4에 도착하고 있다. 영국 당국은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예방조치로 중국발 항공편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섰다. EPA연합뉴스 마스크를 착용한 승객들이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히스로공항 터미널4에 도착하고 있다. 영국 당국은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예방조치로 중국발 항공편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섰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후베이성에서 처음 보고된 ‘우한 폐렴’이 한 달여 만에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면서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멕시코서도 의심 환자

中서 숨진 환자 대부분 ‘노인’

우한시 ‘봉쇄 조치’ 긴급 발표

시민들 마트 사재기 등 ‘난리통’

의료시설 태부족 폐렴 확산 우려


■중화권 확진자 폭증… 전 세계 의심환자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3일 오후 2시(현지시간) 기준 '우한 폐렴' 확진자는 중국과 중화권을 합쳐 616명이라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95명은 위중한 상태고, 17명이 이미 사망했다고 전했다.

22일 하루에만 중국과 중화권에서 176명이 새로 확진됐고 8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남성이 5명, 여성이 3명으로 대부분 60세 이상의 고령자였으며 고혈압과 당뇨병 등 지병을 갖고 있었다.

중화권인 홍콩과 마카오, 대만에서도 각각 1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왔다. 홍콩 추가 확진자는 중국 위생건강위원회 공식 발표에는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해외의 경우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1명, 태국에서 3명의 확진자가 나왔으며 필리핀에서 4명, 싱가포르에서 7명의 의심 환자가 보고됐다. 22일에는 러시아, 멕시코, 브라질, 콜롬비아에 이어 캐나다 퀘벡주에서 5명의 감염 의심 증상자가 나왔다.

이에 일본은 23일 나리타와 중국 우한을 연결하는 전일본공수(ANA)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했다. 싱가포르도 이날 우한발 일부 항공편의 운행 중단을 발표했다. 중국과 국경을 접한 러시아, 베트남, 라오스는 물론 중남미와 북미, 유럽의 국가들도 공항 검색과 검염을 강화해 감염 차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봉쇄된 우한… “유령도시 같아”

‘우한 폐렴’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은 23일 새벽 사망자와 환자의 폭증 속에 나온 지방정부의 긴급 발표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외부로 통하는 기차와 비행기 등이 전격 중단돼 사실상 외부와 고립된 뒤 난리 통이다.

중국경영망은 우한 시민들이 아침부터 신선식품과 필요 물품을 확보하기 위해 마트나 상점으로 달려갔지만 일부 상품은 동났고 계산대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고 보도했다.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식품 진열대가 초토화한 사진들이 올라왔다. 시민들이 채소 등을 대거 사재기에 나선 탓에 진열대가 싹 비어 있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우한시의 의료시설이 매우 부족해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고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우한 폐렴 치료를 위한 전담 병원으로 지정된 우한시 셰어병원에 22일 100여 명의 환자가 폐렴 증상을 보여 진찰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지만, 병실 부족으로 인해 격리병동 입원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의료진들은 감염을 막기 위한 보호복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대기 환자들은 마스크가 전부였다. 앞서 22일 후베이성 정부는 마스크 부족 사태에 대비해 중앙정부에 의료용 마스크, 방호복, 적외선 온도측정기 등 지원을 요청했다.


■WHO ‘비상사태’ 선포 논의

세계보건기구(WHO)는 22일 긴급 위원회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논의했으며, 23일 '우한 폐렴'의 국제적인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WHO 사무총장은 긴급 위원회 이후 브리핑에서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충분한 정보와 고려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면서 “이것은 매우 복합한 상황이기에 오늘 논의는 훌륭했지만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적인 비상사태 선포 시 해당 전염병 발생 국가에 교역, 여행 등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각국에 전달되고 국제적 의료 대응 체계가 꾸려진다.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면 지난 10년 사이 6번째 사례가 된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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