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손잡이·키보드·변기… '신종 코로나' 다양한 전파 경로 촉각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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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새 감염 경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80대 홍콩 남성이 탑승했던 일본의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4일(현지시간) 일본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해 있다. 일본 검역당국은 긴급히 선내 방역 작업과 탑승객 전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섰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80대 홍콩 남성이 탑승했던 일본의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4일(현지시간) 일본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해 있다. 일본 검역당국은 긴급히 선내 방역 작업과 탑승객 전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섰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대변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다양한 경로로 감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지린성에서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한 남성은 자신이 지난달 다른 확진 환자와 같은 마이크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광저우에서는 인체 밖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흔적이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환자의 자택 출입문 손잡이에서 바이러스 핵산을 발견했다.


환자와 같은 마이크 사용자 확진

환자 집 손잡이서 바이러스 핵산

화장실 대변 통한 전파 가능성도

日 호화 크루즈선 탑승객 감염

홍콩 크루즈선에서도 3명 확진


전문가들은 일상적으로 자주 접촉하는 문손잡이를 비롯해 휴대전화, 키보드, 마우스, 수도꼭지, 리모컨, 변기 등이 오염되기 쉬우므로 소독을 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주로 비말(침방울)로 전파되며 접촉으로도 옮겨진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비말과 접촉 전파 외에 다른 경로의 전파 가능성도 부상하고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대변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제기됐다.

선전시에서는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의 대변과 직장 표본에서 바이러스 핵산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네이멍구 자치구에서는 확진 환자의 위층에 사는 40세 남성이 감염됐는데 일각에서는 이 사례가 대변-구강 경로 전염 가능성을 보여 준다고 지적한다.

이 남성은 다른 도시에서 온 사람이나 환자, 야생동물과 접촉한 뚜렷한 이력이 없으며 재래시장에도 간 적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누리꾼들은 그가 화장실 배관이나 환풍 장치를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감염 환자가 화장실 변기에서 물을 내릴 때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형성됐고, 이 에어로졸이 하수관을 타고 이동해 이웃 주민을 전염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이 화장실을 통한 감염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홍콩 최대의 지역사회 감염 사례 때문이다.

당시 홍콩의 한 아파트에서는 300명 이상의 주민들이 사스에 걸렸는데 감염자가 설사하고 물을 내릴 때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배수구 등으로 퍼진 것으로 추정됐다.

대변-구강 경로 전염은 환자의 대변이 손이나 음식물 등을 거쳐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것을 말한다.

4일 0시 기준으로 중국의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2만 438명, 사망자는 425명이다. 후베이성 우한시는 긴급 병원 건설에 이어 경기장과 전시장 등을 개조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환자를 격리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홍콩에서는 4일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처음으로 사망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사망자는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프린세스마가렛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39세 남성으로, 이날 오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숨졌다. 이 남성은 지난달 21일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우한을 방문했다.

일본에서는 호화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홍콩 관광객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것이 확인되면서 검역당국이 발칵 뒤집혔다.

4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승객 2500여 명 등 총 3500여 명이 탑승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지난달 17일 도쿄로 입국한 뒤 요코하마에서 탑승한 80대 홍콩 남성이 25일 홍콩에서 하선한 뒤 이달 2일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이 배는 지난달 20일 요코하마항에서 출발해 22일 가고시마를 거쳐, 25일 홍콩, 27일 베트남에 기항한 뒤 2월 1일 오키나와 나하시로 들어왔다. 이 남성은 배에 오르기 전날인 19일부터 기침 증상을 보였지만 승선했고, 25일 홍콩에서 하선한 뒤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4000명이 넘는 승객을 태우고 지난달 19~24일 중국과 베트남을 오갔던 홍콩의 크루즈선 ‘월드 드림’에서도 최소 3명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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