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공지능과 소통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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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용 동의대 교수 한국멀티미디어학회장

최근 가장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 단어가 있다. 바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는 인공지능이 있다. TV나 영화에서 보았던, 인간처럼 생각하는 컴퓨터가 이제 실체가 되어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인공지능은 컴퓨터가 인간처럼 지능적으로 행동하게 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의 기계들은 단순하게 인간의 명령을 듣고 행동하는 것에서 그쳤다.

인공지능 기계들은 마치 사람처럼 보고, 듣고, 말하는 것을 시작으로 상황을 추론하고 그 상황을 이해한 후, 스스로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한다. 또 스스로 학습 과정을 거쳐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고 행동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는 등 의사결정도 한다.

다른 말로 기존의 컴퓨터는 인간이 작성한 프로그램을 통해 계산 능력을 극대화한 것이라면 인공지능은 인간의 관여 없이 스스로 학습하는 지능을 갖게 된 것이다.

컴퓨터가 지능을 스스로 갖게 된 것은 기계학습 덕분이다. 기계학습은 수학적 최적화 및 통계분석 기법을 통해 수많은 데이터로부터 일정한 규칙을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신경망 네트워크 개념을 이용한 딥러닝과 빅데이터 기술 등이 가미되면서 급속도로 발전했다.

2016년 인공지능은 드디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딥러닝 등으로 무장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인류 대표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한 것이다. 인공지능은 이제 자율주행 자동차와 로봇, 스마트홈, 모바일 메신저, 금융 투자 자문, 신약 개발과 질병 진단 등으로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질병 진단 분야의 경우 인공지능은 혈압과 혈당 등 각종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특정 질병의 진단과 처방까지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인간과 기계의 관계는 일방적이었다. 인간이 지시하면, 기계들은 여기에 반응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 인공지능은 인간에 한층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인간은 인공지능과의 소통을 통해 조언을 받을 수 있으며, 더 좋은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인공지능 생태계가 더욱더 확장되면 인터넷과 휴대폰 등이 우리 사회 전반에 주었던 변화를 뛰어넘는 충격을 가져올 것이다. 우리의 삶과 소통 방식, 문화 지형, 산업 전반이 혁명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지금부터 인공지능과 함께할 미래 사회에 대해 연구하고 대비해야 한다. 인공지능과 어떻게 소통하고, 어느 정도까지 신뢰하며 함께 살아갈지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소통은 이제 시작 단계이며, 앞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자율 주행 자동차이다. 인공지능 자율 주행 프로그램은 아직 오류를 내고 있어 일반도로 진입 제한 등 실생활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인공지능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실업률 상승 등의 문제도 가져올 수 있다. 인공지능 생태계 확산이란 대세 속에서 고용 창출 확대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부터 논의하고 준비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단순한 기계와 컴퓨터 그 이상이며, 인간과 기계의 관계도 지금의 관계 그 이상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과 기계의 소통을 이어주는 다리이다. 소통은 구성원 간에 가치관을 공유하고 갈등을 줄여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한다. 사람 간의 소통도 쉽지 않은데 하물며 새로 등장한 인공지능과의 소통은 당연히 쉬울 리 없다.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고, 다각도로 연구해야 한다. 인류는 이제 인간이 아닌 대상, 즉 인공지능과 소통해야 하고, 나아가 감정까지 공유하는 시대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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