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8명 숨진 부산항…안전보다 돈 앞세운 업계 풍토가 원인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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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수청 점검 결과, 컨 움직이는 크레인 아래서 체결·검수
사망사고 지점 조명부두 내 조명탑 밝기도 기준치 훨씬 못 미쳐

부산항에서 안전 관리를 가장 모범적으로 하는 신항 2부두(PNC)에는 크레인 바로 아래가 아닌 선석 사이 빈공간에서 콘 체결과 해체, 검수를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피닝 스테이션(노란 원 내)이 설치돼 있다. 부산일보DB 부산항에서 안전 관리를 가장 모범적으로 하는 신항 2부두(PNC)에는 크레인 바로 아래가 아닌 선석 사이 빈공간에서 콘 체결과 해체, 검수를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피닝 스테이션(노란 원 내)이 설치돼 있다. 부산일보DB

최근 2년간 부산항에서는 노동자 8명이 숨졌다. 관련 당국이 부산항 9개 부두를 조사한 결과 안전보다 수익과 생산성을 앞세운 작업방식이 뿌리 깊게 자리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해양수산청은 지난 1월 한 달간 부산항 북항 4개, 신항 5개 컨테이너 부두 안전 점검을 실시해 발견한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 시행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이 점검에는 산업안전보건공단, 항만연수원 등이 동참했다.

점검 결과 크레인 바로 아래에서 컨테이너 고정장치(콘)를 트레일러에 고정하고 해제하는 작업과 검수가 1개 부두를 제외한 모든 부두에서 폭넓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비 고장이나 태풍 등 악천후 때 무게가 20t 이상인 컨테이너가 크레인에 매달려 있다 풀리면 그 아래서 작업하는 노동자는 컨테이너에 깔려 큰 부상을 입거나 숨질 우려가 크다. 2018년 11월 북항 한 부두에서 이 사고로 노동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실제 발생하기도 했다.

부두 내 조명탑도 북항 부두 대부분은 기준치(75룩스)보다 어두워 야드 트랙터 기사들의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야간 작업을 마치고 걸어서 이동하던 크레인 기사가 야드 트랙터에 치여 숨진 북항 한 부두 사고 현장 조도는 기준치의 10분의 1인 7룩스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컨테이너 고정장치인 콘을 바닥에 쌓아두고 작업하다 주행하는 트랙터 바퀴에 튀어 노동자들이 부상을 입거나, 이 콘을 리어카에 싣고 이동하다 차량과 충돌할 위험도 상존했다.

부산해수청은 선석과 선석 사이에 콘 체결·해체와 검수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공간(피닝 스테이션)을 설치하도록 유도하고, 부산항만공사(BPA)와 협의해 조명탑의 할로겐램프를 LED 로 교체하는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안전과 요금 등에서 터미널 운영사의 관리와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 화물고정, 검수, 줄잡이 등의 항만연관산업도 작업장 안전과 적정 요금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책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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