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아수라장’ 시민 안전 무시한 이케아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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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이케아 동부산점 개점 후 첫 휴일인 16일 오후 많은 시민이 이케아 매장을 둘러보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기장군 이케아 동부산점 개점 후 첫 휴일인 16일 오후 많은 시민이 이케아 매장을 둘러보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이케아 동부산점이 시민 안전과 위생, 교통 편의를 모두 외면했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코로나19 대응과 시민 안전 대책이 허술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케아 측은 교통 문제 해결의 단초인 방문객·차량 통계조차 공개하지 않는 등 여전히 ‘강 건너 불구경’식 태도로 일관했다.

이케아 동부산점 개장 이후 첫 일요일인 16일 오전 9시 40분께 이케아 동부산점. 오전 10시 개장을 앞두고 이케아 건물 옆 250m 대기줄에 1000여 명의 사람이 북적였다. 개장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한꺼번에 입구 쪽으로 몰리면서 한 아이가 넘어진다. 이 아이는 펜스에 머리를 부딪쳐 울음을 터뜨린다. 다른 한쪽에서는 어깨를 떠밀며 실랑이를 벌이거나 고성이 오간다. 상황이 이런데도 질서 유지를 위한 안전 요원은 6명 정도에 불과하다.


개장 첫 주말 오전 ‘인산인해’

내·외부 주차장 꽉 차 ‘혼란’

식당·2,3층 손 소독제 없어

허술한 ‘코로나19’대응 지적


방문객·차량 통계 공개 안 해

교통 체증 등 문제 해결 ‘뒷짐’


인파가 끝없이 몰리면서 이케아가 마련해 둔 외부주차장 1500면은 오전부터 가득 찼다. 이케아 내부주차장(약 1440면) 앞 도로에는 대기 차량이 300m가량의 긴 줄을 만들었다. 차량이 뒤엉키는 상황에서 이케아 주변 도로의 횡단보도에 신호마저 없어 사람이 승용차에 치일 뻔한 아찔한 상황이 수차례 연출됐다.

교통 체증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이케아 건물과 150m 떨어진 기장해안로는 평소에는 ‘시속 25km 초과’의 원활 상태였으나, 개장 이후 이날 오후 2시를 기점으로 ‘시속 15km 미만’의 정체를 보였다. 송정해수욕장에서 기장해안로를 따라 관광단지로 향하는 1.2km 구간은 최대 20분까지 걸렸다. 평소 5분 정도의 4배 이상 소요됐다.

송정터널을 지나 관광단지로 향하는 해운대로(약 3km) 구간도 정체가 지속됐다. 사단법인 송정동개발위원회 최대현 부회장은 “이케아 동부산점 개장으로 교통 사정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주변 곳곳에서 체증이 빚어졌지만, 이케아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했다. 방문객 숫자 등 일련의 교통 통계를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케아 관계자는 “개별 매장에 대한 방문객과 방문 차량 등 관련 통계는 공개할 수 없다”며 “전사 차원의 방침으로 정한 룰”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케아 내부도 아수라장이었다. 이날 코로나19 국내 29번 확진자가 추가 발생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매장 3층에 위치한 고객들이 손 소독제를 찾으러 다니는 상황이 연출됐다. 하지만 직원들은 문의하는 고객에게 “소독제는 1층에 있으니 내려가라”고 알렸다.

 하지만 3층에서 단번에 1층으로 내려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케아는 구조상 입장하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곧바로 3층 ‘쇼룸’으로 향하게 된다. 내부 구조는 ‘미로’처럼 얽혀 있다. 인테리어가 완료된 방 형식의 쇼룸을 구경한 이후 2층 인테리어 소품 코스를 거쳐 1층에서 제품을 선택·계산하는 구조다. 몇몇 고객들은 1층으로 내려가기 위해 건물 외부에 설치된 비상 대피로를 이용하려 했지만, 직원들이 막았다.

 앞서 이케아 코리아 측이 고객 위생과 안전을 위해 코로나19 예방 손 소독제를 곳곳에 비치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상반된다. 아이 2명과 이케아를 찾은 정수민(35·여·울산) 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또 나왔다는 소식에 손 소독제를 찾아다녔지만, 식당은 물론 2, 3층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허술한 바이러스 예방 대책에 혀를 내둘렀다.

곽진석·안준영 기자 kwak@busan.com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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