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놀이시설 ‘광안비치랜드’ 자리19층 규모 546세대 오피스텔 선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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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 바이킹’으로 유명했던 놀이시설 ‘광안비치랜드’ 모습. 부산일보DB ‘광안리 바이킹’으로 유명했던 놀이시설 ‘광안비치랜드’ 모습. 부산일보DB

한때 ‘광안리 바이킹’으로 유명했던 놀이시설 ‘광안비치랜드’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500여 세대 규모의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이처럼 광안리해수욕장 주변 유일한 놀이동산마저 없어지자, 주거단지 일색의 난개발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다.

17일 수영구청에 따르면, 광안비치랜드가 있던 4만 4198㎡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19층 규모의 546세대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이 오피스텔은 지난해 11월 건축 허가를 받았다. 현재 시공사 선정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작년 말 건축허가, 시공사 선정 작업

시민들 “도심 즐길 거리 사라져 아쉬워”

해안가 주거지 일색 난개발 우려 높아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부지는 부산 대표 도심 놀이동산인 광안비치랜드가 있던 곳이다. 광안비치랜드는 ‘술김에 타다가 토한다’는 바이킹으로 유명했다. 디스코, 점보보트, 터미네이터 등 오락시설 29종류에 모두 51대의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작은 규모였지만 광안리해수욕장과 가깝고 이용료가 저렴해 많은 사람이 찾는 ‘핫플(핫플레이스)’이었다. 그러나 광안비치랜드는 2004년 개장 이후 15년 동안 운영되다가, 지난해 12월 25일 최종 철거됐다.

도심 속 유일 놀이동산이 문을 닫자, 시민들은 ‘도심 속 즐길 거리가 사라졌다’는 점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인근에서 30년 넘게 노점상을 하는 한 상인은 “한때는 이곳 놀이시설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많았는데, 최근에 없어지면서 찾는 손님도 부쩍 줄었다”면서 “요즘에도 바이킹을 타려다 헛걸음하는 젊은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진구 최진화(34) 씨는 “부산에 놀이동산이 없다 보니, 광안리에 오면 꼭 한 번씩 타는 필수 코스였다”면서 “바이킹이 규모는 작지만 아주 높이까지 올라가 전국에서 가장 무서운 바이킹으로 유명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광안비치랜드가 폐점된 이유로는 지속적인 소음 민원과 광안리 일대 개발 붐 등이 꼽힌다. 광안비치랜드가 늦은 밤까지 운영하면서 관할 구청인 수영구청에 소음 민원이 많이 제기됐다.

여기다 2017년 광안리 일대 지구단위계획안 변경 이후 이 일대에 상업시설 붐이 일면서, 광안비치랜드 부지가 수익성 측면에서 놀이동산보다 오피스텔이 낫다는 점도 작용했다.

실제로 수영구청은 2017년 광안리 일대에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 진미언양불고기~민락회타운 5만 7742㎡를 준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했다. 이 때문에 2017년을 기점으로 이 일대에 오피스텔 등에 대한 건축 허가가 증가했다. 실제로 허가 건수는 2016년 2건에서 2017년 8건, 2018년 5건, 지난해 5건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해안가 주거지 난개발을 우려한다. 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해수욕장은 일부 시민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있어야 한다”며 “개발 논리 일변도로 가는 부산시의 정책에 아쉬움이 많다. 시민 모두가 함께 아름다운 바다와 산을 누릴 수 있도록 정책의 전환의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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