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코로나19 환자, 병원 권유에도 검사 거부…다음날 신천지 교회서 예배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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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18일 오전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시청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에서 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18일 오전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시청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에 거주하는 국내 31번째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3일 전 병원 측 권유에도 검사를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해외 여행력이 없는 61세 한국인 여성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가지정입원치료병상인 대구의료원에 격리 입원됐다.

대구시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31번째 환자는 지난 6일 교통사고를 당해 7일부터 17일까지 대구 수성구 범어동 새로난 한방병원 6층 4인실에 홀로 입원해 지냈다.

병원 측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8일 인후통과 고열 등 증세를 보여 독감 검사를 받았으나 음성 판정을 받았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 환자는 다음날인 9일 대구 남구의 신천지 교회(신천지예수교회다대오지성전)에서 2시간 동안 예배에 참석했다.

그러나 10일에도 38도 이상의 발열 증상이 나타났고, 11일 다시 독감 검사를 했을 때는 '음성과 양성의 중단 단계'라는 결과가 나왔다.

병원에서는 14일 영상 검사상 폐렴 소견이 확인돼 항생제 치료를 시작했으며, 지난 15일에는 CT 검사를 진행했다. CT 검사에서 폐렴 증상이 나타나자 병원 측은 A 씨에게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A 씨는 "확진자를 만난 적도 없고 해외에 나가지도 않았다"며 검사를 받지 않았다. 같은 날 A 씨는 지인과 대구 동구의 퀸벨호텔에서 점심을 먹었다. 또 다음날인 16일에는 다시 신천지 교회를 찾아 2시간 동안 예배에 참석했다.

하지만 열이 계속 나자 병원 측은 이튿날인 지난 17일 A 씨를 설득해 수성구 보건소로 보냈고,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나왔다. A 씨의 현재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감염증 의심 증상을 보여 첫 진료를 받은 대구시 수성구 보건소가 18일 오전 폐쇄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감염증 의심 증상을 보여 첫 진료를 받은 대구시 수성구 보건소가 18일 오전 폐쇄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0일부터 발열이 있었지만 교통사고를 주된 증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고, 항생제 치료도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보고 이뤄진 것"이라며 "이 환자가 여행력이나 접촉력이 밝혀지지 않아 병원에서도 코로나19를 의심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A 씨가 머물렀던 새로난 한방병원은 확진 소식에 건물을 폐쇄했다. 나머지 환자 33명은 이날 중으로 대구의료원으로 이송하기로 했다.

A 씨가 다녀간 수성구 보건소와 퀸벨호텔도 폐쇄 및 휴업에 들어가고 방역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천지 대구교회 역시 폐쇄됐다. 신천지 측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신천지 대구교회는 이날 오전 폐쇄하고 역학조사와 방역 조치에 들어갔다"며 "전국 모든 교회에서는 당분간 예배 및 모임을 진행하지 않고 온라인 및 가정 예배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18일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대구시 동구의 퀸벨호텔에 영업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18일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대구시 동구의 퀸벨호텔에 영업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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