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그린 뉴딜
제러미 리프킨의 저작 〈글로벌 그린 뉴딜〉이 최근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 리프킨은 〈소유의 종말〉 〈노동의 종말〉 〈육식의 종말〉 등 사회비평적 ‘종말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의 경제학자다. 〈글로벌 그린 뉴딜〉도 ‘화석연료 문명의 종말’을 예측한다. 2028년 무렵이면 세계의 화석연료 산업이 몰락하고 태양광이나 풍력 등 그린 에너지 시대로 접어든다는 것이다.
이미 귀에 익숙한 예측이다. 리프킨은 단지 그 대안을 훨씬 구체적으로, 또 대담하게 제시했을 뿐이다. 사실 ‘그린 뉴딜’은 세계가 금융위기로 치닫던 2007년께 등장한 개념이다. 1930년대 대공황 때 시행된 미국 루스벨트 정부의 뉴딜 정책 같은 친환경 비상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린 뉴딜’은 그러나 우리에겐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2008년 취임하면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녹색 성장’을 한국 경제의 주류 정책으로 밀어붙였다. ‘녹색 성장’은 ‘그린 뉴딜’의 다른 이름이었다. 당시 정부는 4년간 50조 원을 투입해 경제와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녹색 성장’은 4대강 사업 등 토목사업으로 연결됐고 환경단체로부터 환경 파괴의 대표적 사례로 각인됐다.
그랬던 ‘그린 뉴딜’을 정의당과 녹색당 등이 올 4·15 총선 정책 공약으로 채택했다. 이들은 ‘그린 뉴딜’을 환경보다 경제 측면에서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온실가스 감축이 아니라 경제·산업 시스템의 대전환을 의미하며, 그 과정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 불평등을 해소하는 개혁 정책이라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그린 뉴딜’이 우리 정치권 전체로 확산돼 총선의 주요 의제로 다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그린 뉴딜’이 산업·경제적 이익, 나아가 국민 삶의 질에 직접 관련된 주제로 심각하게 고민돼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2016년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발표한 ‘한 달간의 폭염지옥’ 가상 시나리오가 있다. 공교롭게도 그 배경이 2020년, 올해다.
‘1주 차에는 때이른 무더위에 가뭄이 지속된다. 2주 차에 첫 사망자가 발생하고, 3주 차에는 수인성 전염병이 돌고,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폭증한다. 4주 차에는 우발적 살인이 늘고 온열 질환 사망자가 잇따른다. 콜레라와 말라리아가 대유행한다. 농업 등 1차산업 피해 확산으로 물가는 폭등하고 식수 부족으로 고통받는다.’
임광명 논설위원 kmyim@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