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톡톡] 반려동물 보유세
정병한 레알동물병원 원장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지난달 14일 ‘2020~2024년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통해 “2022년부터 반려동물 보유세 또는 부담금, 동물복지 기금 도입 등을 살펴 지자체 동물보호 센터, 전문기관 등의 설치·운영비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려동물 보유세는 과연 합당한 것일까? 결론적으로 반려동물 보유세는 필요하다. 다만, 반려인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범위 내에서 세금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말이다. 예를 들면 반려인 중에서 형편이 어렵거나 여건상 사설 동물의료보험을 들기 힘든 사람을 위해 보험료를 일부 지원해주는 것이다. 보험 유지를 위한 비용이 월 3만 원이라고 치면 그중 1만 원 정도는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형태다.
반려동물을 위한 교육을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모가 아이를 키울 때 공부가 필요하듯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맞이하려면 많은 학습이 필요하다. 반려동물과 건강하게 잘 지내고 반려동물 관련 사건·사고를 예방하는 수업도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강아지, 특히 대형견의 경우 건강한 생활을 위해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현재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반려동물 관련 시설은 유명무실한 수준이다. 반려인들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원이나 해수욕장에서 반려동물을 산책시킬 때도 이유 없이 눈총을 받는다. 그러니 보유세를 걷어 반려동물과 반려인을 위한 공원, 놀이터 등의 시설을 건립한다면, 반려인들로 하여금 반려동물 보유세를 정당화할 수 있다.
정부가 반려동물 보유세의 근거로 든 동물복지 중 전국 유기동물보호센터를 운영하는 데 들어간 비용이 200억 4000만 원이었다(2018년 기준). 또 동물 진료비의 10%가 부가가치세로 부과되고 있으며, 거둬들이는 세금은 연평균 481억 원, 실질적 세수는 700억 원 이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수치는 단순 동물 진료비에 따른 부가세만 놓고 본 것이며 실질적으로 반려인들이 반려동물에 쓰는 사료, 간식, 용품, 진료에 대한 부가세나 세금은 훨씬 많다.
실질적으로 정부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려인들로부터 세금을 더 거두기 위해서는 또렷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반려동물 보유세부터 운운할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 의료보험에 대한 지원이나 반려동물에 대한 교육,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을 먼저 지원해주고 반려동물 보유세를 이야기하는 게 옳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