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마저… 세계 극장가로 번진 코로나19 충격
국내외 영화 50여 편 개봉 미뤄
확산국 현지 촬영 연기 잇달아
지난달 28일 태국 방콕에서 영화 007 시리즈 ‘노 타임 투 다이’ 포스터 앞을 마스크를 쓴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한국 극장가가 고통받고 있는데, 전 세계 극장가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전 세계 관객을 대상으로 한 주요 기대작이 개봉을 7개월이나 연기하는가 하면, ‘코로나19’가 확산되는 나라의 현지 촬영을 연기하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
영화 007 시리즈 '노 타임 투 다이(No time to die)’의 제작사 MGM과 해외배급사 유니버셜은 이 영화의 개봉일을 4월에서 11월로 연기한다고 5일 발표했다. 제작사 측은 ‘코로나19’ 때문이라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극장가의 상황을 고려해 영국에서 11월 12일 개봉한 이후 미국에서 11월 25일 개봉하는 등 전 세계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당초 다음 달 개봉을 앞두고 전세계 극장가를 대상으로 홍보를 시작했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고 연기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영화 ‘007’의 흥행세가 강한 중국 시장이 극장 폐쇄 등으로 위축돼, 다음 달 개봉해도 글로벌 박스오피스 수익이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할 것으로 본 거다. 이번 작품은 ‘제임스 본드’ 역할을 맡은 영국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007’ 작품으로 기대를 모아 왔다.
또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촬영 예정이었던 영화 ‘미션 임파서블’ 7탄은 배우와 스태프의 안전을 고려해 현지 로케이션 촬영 연기를 선언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곳이다.
국내에서도 개봉 연기 소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2~4월 개봉 예정이었던 작품 중 ‘사냥의 시간’ ‘후쿠오카’ ‘기생충 : 흑백판’ 등 한국영화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주디’ 등 외화를 가리지 않고 개봉 연기 선언이 이어졌다.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디즈니 영화 ‘뮬란’ 역시 이번 달 개봉 예정이었다가 두 손을 들었다. 이렇게 개봉 연기된 영화만 해도 50여 편이 넘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3일 하루 전국 극장관람객 수는 5만 9877명으로, 멀티플렉스 도입 이후 역대 최저 하루 관객 수를 기록했다.
안 좋은 상황에도 개봉일을 잡은 영화도 있다. 개봉작이 귀한 극장가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주로 저예산 한국영화로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 ‘찬실이는 복도 많지’가 5일, 영화 ‘기생충’의 ‘문광’ 역할의 이정은 배우가 출연한 재일교포 이야기 ‘용길이네 곱창집’은 12일 개봉한다. 조영미 기자 mia3@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