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vs 꼼수’ 대결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종결자는?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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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더불어민주당이 ‘뜨거운 감자’인 진보 진영의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전 당원 투표를 통해 결정키로 했지만 ‘꼼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당 지도부의 결단 대신 전 당원 투표라는 형식을 도입했지만, 사실상 참여 쪽으로 가기 위한 수순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내 여론을 강성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이 좌지우지하는 상황인 데다, 이들 상당수는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민주당, 진보진영 연합정당 참여

전 당원 투표로 곧 결정키로

‘비례’ 없인 총선 승리 난망 판단

정의·민생 등 군소정당 ‘냉담’

“파괴력 미래한국당 못 미칠 것”


물론 연합정당 참여에 비판적인 설훈 최고위원은 9일에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우리가 미래통합당이 했던 행태에 대해 위성 정당이다, 가짜 정당이다, 아주 비난을 퍼부었지 않았느냐”며 “결과적으로 우리도 모양새가 비슷한 쪽으로 가기 때문에 비난을 면하기가 쉽지 않다”고 비판했지만, 침묵하는 다수는 연합정당 참여가 ‘필요악’이라는 인식이 짙다. 일각에서는 이런 반대 의견 자체가 연합정당 참여를 연착륙시키기 위한 일종의 ‘이중 플레이’ 아니냐는 시각마저 내보이는 상황이다.

이는 민주당이 자체 분석 등에서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없이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앞서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21대 총선 비례 정당 관련 상황 전망·민주당 대응 전략 제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비례연합정당 없이 선거를 치르면 민주당 비례 의석은 6~7석, 미래한국당은 최소 2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촛불혁명 세력의 비례후보 단일화를 통해 탄핵 세력이 1당이 돼 탄핵을 추진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연합정당 참여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와 관련, 비례대표용 선거연합 움직임 외에도 범여권에서는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무소속) 의원이 만든 열린민주당과 친여권으로 분류되는 우희종·최배근 교수가 결성한 플랫폼 정당 ‘시민을위하여’ 등도 따로 움직이는 상황이다. 이들은 대외적으로 민주당과 교감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총선이 임박한 상황에서는 정부·여당의 승리를 위해 연합정당에 합류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반면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결성의 주축으로 인식되는 정의당은 현재까지 불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의당은 지난 8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례대표용 선거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특별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민생당과 녹색당 등 다른 군소 정당들도 참여에 대해선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생당에서는 대안신당 계열인 천정배 의원 등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바른미래당계가 격렬히 반대하고 있으며, 녹색당도 지난 4일 비례연합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에 따라 현재 분위기라면 연합정당의 파괴력이 미래한국당에 크게 못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의당까지 연합비례정당으로 공조가 되고 함께한다면 폭발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의당의 참여를 재차 독려했다.

이처럼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정당인 미래한국당을 향해 ‘가짜 정당’ ‘꼼수 정당’ ‘나쁜 정치’ 등 날선 비판을 쏟아냈던 민주당이 사실상 연합정당 참여를 본격화하면서 민주당과 친여 군소정당이 도입을 주도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결함이 분명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도 일부에서 나온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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